신영의 세상 스케치 - 311회
보스톤코리아  2011-08-22, 15:00:32 
인생의 여정에서 삶의 방향이 정확하지 않아 갈팡질팡 오가지도 못할 때가 있다. 자신에게 있어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허둥지둥 빙빙도는 모습에 곁에서 보는 사람은 안타까울 뿐이다. 때로는 삶에서 잠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그리고 목적지를 향해 잘 가고 있는지 가끔 인생의 길에서 튜닝이 필요하다. 자신의 길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앞으로의 길을 걸을 것인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곰곰이 자신이 서 있는 위치와 앞으로 나갈 방향을 알아차리고 다시 걸어야 할 것이다.

요즘처럼 세계의 정치.경제가 시끄럽고 어수선한 때에는 더욱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찾기가 더욱 어렵다. 무엇인가 시작하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아 가족이나 친지의 경제적인 도움을 청하지만 속 시원한 답이 없어 안절부절이다. 모두의 가정 경제가 어려우니 곁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란 예전 같지 않고 때로는 그로 말미암아 섭섭한 마음만 커진다. 이때쯤이면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사랑에 대한 실망이 커지고 자신의 모습은 더욱 초라하게 된다. 이처럼 삶이란 고지를 오르는 일처럼 숨 가쁘고 버거운 일이다. 목표지점까지 도착하기까지는 말이다.

미국 생활 20여 년의 세월 동안 남편과 세 아이를 키우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삶의 진실'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이민자들에게 있어 타국에서 일군 지금의 자리는 자기 자신의 피땀 어린 노력과 열심의 결과라는 것이다.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가 있어 가능했던 삶의 진실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한다. 요행을 바라거나 얼렁뚱땅 살 수 없는 것이 삶이고 그 삶의 작은 모자이크 조각들이 모여 인생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할 일이다. 먼저 남이 아닌 자신에게 그 탓을 물을 일이다. 진정 나 자신에게 맡겨진 삶을 충실히 살았는가 하고.

사람은 누구에게나 하루의 시간이 24시간이 주어지지만 모두가 그 24시간을 누리고 사는 것은 아니다. 24시간보다 더 길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에 비해 절반도 쓰지 못하고 덮어두는 사람도 있다. 그 어떤 환경적인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한 자신의 환경(건강 등) 이외가 아니라면 시간을 잡고 썩히거나 낭비하는 것은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사회의 일원으로서도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시간을 바르게 쓸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생에 있어 어디에 가치를 두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는가에 따라 삶의 질은 달라진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기저기에서의 시끄러운 사건들을 매시간마다 메스미디어를 통해서 알게 된다. 방송에서 안내하는 실시간의 뉴스 기삿거리는 궁금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보고 싶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삶은 어쩌면 이처럼 모순투성이고 역설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듯 삶이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밀어내며 경험하고 이해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단 한 시간이라도 조용하지 않은 날이 없는 하루이지만, 그 때문에 자신이 숨을 쉬고 살아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나침반의 바늘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깊은 산 속이나 인적이 끊긴 곳에서 나침반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도구이며 힘이기도 하다. 길을 잃은 자리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가리키기 위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떨리는 나침반의 바늘처럼 우리의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처럼 우리의 삶 가운데서 뜻하지 않은 일들을 만나며 마음의 흔들림을 수없이 느꼈을 것이다. 삶의 방향과 목적지는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데 무엇인가 불안하고 편치않은 마음일 때가 있다. 하지만 인생 여정 중에 만나는 그 불안한 마음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것이다.

인생의 연륜이 쌓인 어른들에게서 듣는 얘기지만 삶에서 만나는 어려움은 삶의 여정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나침반의 바늘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아무것에도 쓸모없는 쇠붙이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삶의 여정에서 크고 작은 일들 속에서 마음도 상하고 몸도 상하며 더욱 값진 삶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흔들리지 않고 멈춘 남침반의 바늘은 무용지물인 것처럼 삶에서 아무런 일없이 평탄하기만 하다면 삶의 깊은 의미나 가치를 깨닫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한, 무엇인가 아무런 탈 없이 너무도 잘 흘러간다 싶을 때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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