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어린이 장부허실을 살펴 보고 그에 따른 한의학적 치료법과 가정에서의 대처법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관지와 폐가 약한 허약아 허약아중에는 기관지와 폐 등의 호흡기가 허약한 어린이가 가장 흔합니다. 현대 사회의 빠른 산업화 덕분에 공해가 심해지고 계절별 꽃가루 알러지, 각종 환경 알러지 등으로 어린이들 기관지와 폐가 유난히 취약해져 있는 것입니다.

증세는 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고 오래 가며 천식이나 폐렴으로 발전되기 쉽습니다. 혹은 감기는 잘 걸리지 않지만 축농증 비염 알러지성 비염으로 늘 코가 안 좋아서 병원을 자주 찾거나 기관지가 약해서 목이 잘 쉬고 목에 가래가 자주 끼어 잔기침을 자주 합니다. 때로는 목이 붓고 열이 잘 나며, 잠잘 때 식은땀을 많이 흘립니다.

한의학에선 몸을 차게 하거나 찬 음료를 마시는 것은 폐를 상하게 한다고 보는데 여름이라도 얼음물은 삼가고 찬물에 뜨거운 물을 살짝 부어 음양탕을 만들어 마시게 합니다. 민간요법으론 오과차(호두, 은행, 대추, 생밤, 생강)을 끓여 늘 마시게 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합니다.

비위가 약하고 장이 허약한 허약아 소화기 계통이 허약하여 비위가 약한 아이들은 식용부진 증세를 보이는데, 편식을 한다든지, 먹을 때 많이 먹고 안 먹을 때는 전혀 먹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과식을 하거나 먹기 싫은 음식을 먹으면 헛구역질이나 구토를 합니다. 평소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하고 설사나 배탈을 자주 하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변을 봅니다.

소화 기관이 약한 아이는 살도 안 찌고 야위며, 감기에 잘 걸립니다. 비위뿐만 아니라 장까지 약한 경우에는 허약한 정도가 심해지는데, 이런 어린이들은 특히 우유를 싫어하거나 잘 먹지 못하고, 성장이 느려 체중 미달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에서는 계내금(닭 모이주머니)이나 계관(닭벼슬)을 넣어 건비환 같은 비위를 튼튼히 하는 약을 처방하면 소화기가 좋아지고 성장 발육이 촉진됩니다.

심장이 약한 허약아 심장은 정신을 주관하므로 심장이 약한 어린이는 신경이 예민하여 신경질을 잘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겁이 많아 무서움을 잘 타며 깜짝깜짝 잘 놀라고 경기를 자주 일으키거나 심하면 간질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주위가 산만할 수도 있고 내성적이며 깊이 잠들지 못해서 하루에도 여러 차례 깨고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정서적인 자극이나 갑작스러운 자극을 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집 주위가 시끄럽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또 무서운 영화나 만화를 보지 못하게 하고 평소 정서적인 안정을 유도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겁이 많은 아이라 해서 겁을 없애기 위해 부모가 억지로 무서운 훈련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겐 온담탕이나 귀비탕 안신탕 등을 처방하는데 비교적 효과가 좋습니다.

간장과 신장이 약한 허약아 신장과 방광이 약해서 소변을 자주 보고 야뇨증이 나타납니다. 골격이 약하고 신경이 예민하며, 무릎이나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성장통의 경우가 많습니다. 때론 치아 발달이 고르지 못하고 코피가 자주 나기도 합니다. 근육과 뼈가 약해서 다리가 자주 아프거나 걷기를 싫어하며 잘 넘어지는 아이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근골이 튼튼하고 뒷심이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이 아이들 뼈를 튼튼히 하기 위해선 사골국을 자주 먹이고 잔멸치 볶음과 두부를 간식으로 준비하여 칼슘 섭취를 늘리고, 음식으로 부족할 땐 성장 호르몬이 풍부한 녹용이나 녹각교 등을 넣은 한약을 먹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생발지기(生發之氣)가 많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화합니다. 변화가 많다는 것은 좋은 영향을 주어 얼마든지 바람직한 방향으로든 바꿔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어른들은 장부허실이 오랜 세월 굳어져 바꾸기 힘들지만 성장기의 아이들은 선천으로 타고난 장부허실도 부모의 노력여하에 따라 건강한 체질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허약아의 장부허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한가지 장부만 약한 경우도 있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허약 체질인 경우도 있으므로 이러한 증세들이 나타나면 간과하지 말고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반드시 도움이 될 것 입니다.


한의원 선유당 원장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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