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시위 나선다…우크라전 맞물려 세계곳곳 사회불안
만성적 굶주림 확산…저개발국 '밥 달라' 시위 확산
부유층 나눔·종전 필요…즉각대응 외면하면 생지옥
보스톤코리아  2022-06-18, 23:55:49 
식량 부족 등 경제난 규탄하며 스리랑카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식량 부족 등 경제난 규탄하며 스리랑카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식량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곳곳에 사회불안이 목격된다.

19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산 밀에 의존하는 국가가 '공포스러운 식량부족'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매년 4억 명의 사람을 억일 만큼 식량을 생산하는 국가이지만 전쟁으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씨 기름의 42%, 옥수수의 16%, 밀의 9%를 생산한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러시아의 흑해 항구 봉쇄로 인해 수출돼야 할 곡물 2천만t 이상이 우크라이나에 갇혀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는 심각한 타격이다.

그렇지 않아도 가뭄 때문에 굶주림을 우려해온 아프리카 국가들이 특히 비상이다.

소말리아는 밀 수입 전부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의지하고 이집트는 두 국가로부터 곡물의 80%를 수입한다.

WFP에 따르면 만성적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이 지난 5년간 6억5천만 명에서 8억 1천만 명으로 늘었다.

굶주림의 전 단계에서 다음 식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를 처지에 몰린 이들도 같은 기간 8천만명에서 3억2천500만명으로 증가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총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기후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겹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방역 때문에 공급사슬이 뒤틀렸고 극단적 기상으로 작황이 나빠진 데다가 농업 대국의 곡물이 묶이면서 나타난 복합적 재난이라는 얘기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
[신화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급기야 극심한 식량 부족을 견디지 못한 이들 국가에서는 폭동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식량 부족 등 경제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4월 1일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튀니지, 파키스탄, 페루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부르키나파소, 말리, 차드와 같은 국가들도 불안정한 민심에 요동치고 있다.

WFP는 그간 식량 부족을 겪는 국가에 밀을 공급하는 등 식량 원조를 해왔지만 이마저도 힘들다고 밝혔다.

전쟁 후 국제 사회 지원이 줄고 식량 가격이 오르며 자금이 부족해지자 원조를 절반으로 줄이거나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한다.

유럽 정상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 도시 오데사를 개방해 식량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세계 부유층이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부를 더 많이 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즉시 대응하지 않으면 생지옥을 부를 것"이라며 "최선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끝내고 항구를 다시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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