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요청한 911 신고가 ICE 구금으로…유산 겪은 여성 의료 방치 논란
몰든서 가정폭력 혐의 체포 뒤 ICE에 구금…연방판사 석방 명령
벌링턴 시설서 나흘간 머물며 감염 악화 주장…국토안보부는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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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새벽 기자 작성일본문
유산 후 신체적 및 정신적 어려움을 겪던 약혼녀를 걱정한 남성이 911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이 여성을 체포하고 이후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구금하는 일이 매사추세츠 몰든에서 발생했다. 여성은 벌링턴 ICE 시설에 약 나흘간 구금된 동안 필요한 치료와 약을 제대로 받지 못해 감염 증상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보스턴글로브의 9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출신 이아라 두 카르모 산타나(29)는 지난 8월 말 유산으로 수술을 받은 뒤 감염이 발생해 항생제와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산타나와 약혼자 가브리엘 레모스(31)는 유산 이후 산타나가 자주 울고 침대에서 일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우울감을 겪었다고 밝혔다.
레모스는 노동절 연휴를 앞둔 9월 4일 산타나와 다투던 중 그의 안전이 걱정돼 911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집에 출동한 몰든 경찰은 산타나를 체포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산타나에게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폭행 및 구타와 동거 가족에 대한 폭행 및 구타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측은 경찰 설명을 인용해 산타나가 레모스를 두 손으로 밀치고 헤어 고데기로 때렸다고 밝혔다. 이는 기소된 혐의로 아직 재판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산타나는 이날 저녁 경찰서에 구금됐다가 몇 시간 뒤 풀려났지만, 석방되는 시점에 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경찰이 체포자의 지문과 신원정보를 등록하면 연방수사국(FBI) 공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ICE도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에 이뤄진 체포였다.
산타나는 벌링턴 시설에 도착한 뒤 최근 수술을 받았고 불안과 우울 증상이 있으며 감염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소 당시 의료진의 검진을 받지 못했고, 통역을 도와줄 포르투갈어 통역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레모스가 시설에 약을 가져다줬지만 직원들이 투약을 자주 잊었다는 것이 산타나의 설명이다. 그는 하복부 통증을 호소했는데도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레모스는 구금 이후 산타나의 골반 통증 등 감염 증상이 악화됐으며 아직 직장에 복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판사, 로건 공항서 체포된 여성 벌링턴 ICE 시설서 석방 명령산타나의 변호인들은 ICE 구금이 적법절차에 관한 권리를 침해했다며 연방법원에 인신보호 청원을 냈다. 리오 소로킨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9월 8일 석방을 명령했고, 산타나는 약혼자와 여섯 살 아들의 곁으로 돌아갔다.
소로킨 판사는 심리에서 당국이 사람을 구금했다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며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ICE도 벌링턴 시설이 장기간 사람을 수용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벌링턴 ICE 시설의 수용 환경을 둘러싼 논란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구금 경험자들과 변호인들은 매트리스 없이 콘크리트 바닥에서 잠을 자거나 샤워를 하지 못했으며, 일부 여성은 생리용품을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고 글로브에 밝혔다.
글로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에는 여성용 이민 구금시설이 없어 ICE는 다른 주의 수용 공간을 확보하는 동안 여성들을 벌링턴 사무소에 머물게 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ICE는 산타나를 1,000마일 이상 떨어진 루이지애나로 이송할 계획이었다고 연방정부 측 변호사가 법정에서 밝혔다.
국토안보부(DHS)는 시설 환경에 관한 비판을 부인했다. 대변인은 벌링턴 시설의 여건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라며 시설 운영을 옹호했다. 특히 국토부는 “인간 문명사회 역사상 어떤 범법자도 미국에서 불법 신분의 이민자보다 더 좋은 처우를 받고 있지 않다”고 대변인은 밝혔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의 캐럴린 수프린 부교수는 유산을 겪은 여성에게는 구금을 대신할 안전한 방안을 제공해야 하며,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산타나는 2021년 7월 남부 국경을 넘은 뒤 국경순찰대에 체포됐다가 석방됐으며, 이후 망명을 신청했다. 취업허가를 받아 주택 청소 일을 해왔고, 이민법원 심리는 2029년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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