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푸드 김치 전도사 순자 씨
보스톤코리아  2010-07-19, 15:21:02 
미국인들에게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순자김치
미국인들에게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순자김치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미 동부 연안의 헬시푸드 스토어에 17년 간 건강 김치로 한국을 알려나가고 있는 한인이 있다.

18년 전 버몬트 주를 중심으로 김치사업을 시작한 순자 헤이든(65세) 사장은 당시 배추나 마늘, 고춧가루 등 김치 재료를 구할 수 없었던 열악한 환경에서 혈혈단신 동분서주했던 시절을 극복하고 이제는 헬시푸드 상점에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 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이 순자 사장의 말이다.

순자 사장은 처음 김치 사업을 시작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힘들었지만 한걸음 한걸음 성장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보스톤, 뉴욕, 워싱턴 등을 돌며 데모 행사를 통해 김치와 한국을 알려 나가던 때에는 “밥통에 밥을 해서 같이 시식하도록 했다. 큰 회사들에 비해 초라해 보였지만, 자신감을 갖고 했다. 내 것을 저들이 꼭 사도록 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밀고 나갔다”고 말했다.

순자 사장은 선친의 조언을 따라 김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물론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이긴 하지만, 김치를 사업 아이템으로 잡게 된 것은 “너, 김치를 미국에 알려야 한다. 일본인들이 김치를 기므치라하며 일본식으로 퍼뜨리고 있다”고 안타까워 하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김치를 만들어서 미국인들에게 한국 것이라고 알려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순자 사장에게 처음 김치 사업은 만만치 않았다. 버몬트 지역은 주로 백인들 위주로 구성 돼 있는 지역이라 배추는 고사하고 고춧가루 등 김치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구입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당시를 떠올리며 “재료를 구할 수 없는 곳에서 미국인들에게 김치를 만들어 판다는 게 얼마나 황당한 일이냐”며 순자 사장은 웃었다.

순자 사장은 처음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3시간 거리의 보스톤을 오가는 등 힘들고 바쁘게 일하며 더 효율적인 방법들을 궁리했다. 그러던 중 결국 지역에서 재배하는 채소를 사용해야 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미국 가정의 기호에 맞춰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그들이 재배한 양배추, Leek, 마늘 등의 재료를 사용했다.

순자 사장은 자신이 만든 김치를 미국 친구들에게 시식하게 하고 그들의 조언을 구했다. 동네 상점에 들고가 보이고 설명하였으며, 오가는 미국 사람들에게 시식을 시키며 알려 나가기를 10년, 버몬트 주립대와 미들베리 대, 뉴햄프셔의 다트머스 대 구내 식당에 김치를 납품하기까지 이르렀다. “한국음식을 알리기 위해 대학 쉐프와 직접 만나 식단을 만들었다”는 것이 순자 사장의 말이다.

이후 하나포드브라더스 스토어(Hannaford Brother’s Store)를 비롯, 보스톤, 플로리다, 콜로라도, 뉴욕, 뉴저지 등 동부 연안 지역의 홀푸드 등 헬시푸드만을 취급하는 지역 마켓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순자 사장은“한국음식이 몸에 나쁜 것으로 소개 되는 것이 싫다. 돈을 많이 벌더라도 그 것은 싫다”고 했다. “지난 16년 간 홀푸드 등의 헬시 푸드 회사로부터 좋지 않은 지적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 순자 사장의 자랑이다.

사실 순자 사장은 자신의 김치가 어느 지역에 들어가 있는지 정도만 알 뿐 각 지역의 어느 매장에서 판매 되고 있는 지는 잘 알지 못한다.

“큰 마켓의 올개닉 코너나 건강식품 코너는 자연식만을 취급하는 도매상으로부터 물건이 조달 된다”고 말하는 순자 사장은 “그 시스템은 정말 빡빡하다”며 미 주류 시장 속으로 파고 들어 가는 일이 녹녹치 않다는 뜻을 비쳤다. 도매상인과는 신뢰가 바탕이 된 관계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순자 사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지역 농부가 재배한 배추라는 친근한 아이템과 한국 김치를 접목한 것이 성공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소금을 적게 쓰고 액젓과 인공조미료, 설탕을 넣지 않고 만들었다는 점이 건강을 선호하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고, 까다로운 헬시 푸드 마켓에까지 진출한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자신의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 듯 남의 가족들이 먹는 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순자 사장은 자신의 나이를 들며 좋은 협력자를 만나기를 희망했다. 자신이 그동안 일궈온 순자김치를 이해하고 함께 손 잡고 갈 동반자가 있다면 마케팅은 걱정 없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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