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과 음악가(5) : 음악계의 엄친딸
보스톤코리아  2010-07-19, 14:08:09 
드라마 허준의 의술, 상도의 상술, 대장금의 음식, 그리고 이산의 도화서를 통한 미술로 인기였던 사극이 이번에는 장악원을 무대로 아악, 향악, 당악으로 구분되는 조선의 음악세계를 소개하면서 장희빈, 숙빈최씨(동이), 인현왕후 등 세 여인의 인생역정을 극화한 드라마 ‘동이’가 요즘 인기라죠. 세종대왕과 함께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인정받은 왕, 영조 뒤에는 조선역사상 처음으로 무수리 신분에서 내명부 최고의 품계에 오른 여인, 동이의 헌신적인 사랑과 채찍의 교육이 있었다군요.

클래식 음악계에서 여성 작곡가 찾기가 쉽지 않은데, 당시는 ‘여자가 무슨 음악을!’ 이라는 시절이라 많은 여성작곡가들이 그 천재성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답니다. (펠릭스)멘델스존 누이 파니 멘델스존이나 슈만의 아내이며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 슈만 등도 남성 위주의 시대적 차별 때문에 두각을 나타낼 수는 없었지만 뛰어난 작곡가로 평가 받고 있지요.

엄친딸 파니 멘델스존은 엄청 미인이었으며, 동생 멘델스존과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애틋하게 절친합니다. 음악적 천재성이 동생을 능가했으며 결혼 후 집안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자신이 주관하는 일요음악회에 힘쓰고 동생의 음악회를 통해서도 작품을 발표합니다. 멘델스존은 자신의 작품에 파니의 곡도 실어주었고, 빅토리아 여왕이 이 곡을 칭찬했을 때 이 곡이 파니 작품임을 밝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멘델스존만 칭찬하지요.

동 시대 낭만파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며, 뛰어난 여류 작곡가 클라라는 아버지 빅크교수의 제자 슈만과 열렬한 사랑에 빠지고, 역사상 최초로 남녀 두 사람의 진정한 사랑 이야기가 음악 자체로 펼쳐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슈만이 죽은 후 클라라는 남편 제자인 브람스와 아름다운 사랑과 존경의 생애를 함께 하지요. 슈만은 당시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으로 이어지는 주류음악에 반대하는, 즉 낭만주의 전체의 견해를 대변하는데 그의 이런 주장은 보수적인 평론가들의 공격대상이 되어 연주할 기회를 자주 얻지 못했으며, 말년 작품은 정신분열증 때문에 마무리가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내 클라라가 슈만의 곡을 편집하여 추모 음악회를 통해 세상에 알렸으며 그 노력으로 슈만의 음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됩니다. 이런 까닭에 슈만피아노곡 표지에 ‘Edited by 클라라 슈만’이란 부제가 붙고 클라라는 음악사에 등장하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쇼팽의 연인 조르주 상드 역시 이 무렵 활동한 작가로, 그녀의 자유분방한 생활은 남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특히 시인 뮈세와 음악가 쇼팽과의 모성적 연애는 그 당시 너무나 유명한 스캔들이었답니다. 상드는 6년 연하의 쇼팽과 9년간 사랑에 빠지면서 쇼팽의 여러 걸작 피아노곡의 주인공이 되는데 우리 귀에 익숙한 ‘빗방울 전주곡’은 비오는 날 자신의 결핵약을 구하러 간 상드를 기다리면서 작곡한 곡이지요.

오르골 곡과 피아노 초보자의 레퍼토리로 인기 높은 소품, 아르페지오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소녀의 기도’도 이 무렵(19세기 초) 폴란드 여류 작곡가 바다르제프스카가 18세때 작곡한 명곡입니다.
모차르트의 철부지 부인 콘스탄체는 낭비가 심하고 경제감각이 없는 여자로 알려져 있지만, 아들 프란츠1)를 빈의 저명한 음악가에게 영재교육을 시켜 남편 모차르트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노력했으며, 모차르트 사망 5주년, 10주년 기념음악회 등을 개최해 모차르트의 위대한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데 남은 생애를 바친 내조의 여인이었습니다.

보스톤의 여러 병원엔 학부과정을 마치고 의과대학 진학을 위해 준비하는 학생들이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우리 연구실의 Jennifer가 하버드의대에 합격하여 오는 7월부터, Adnan은 호주의대에 합격하여 내년 3월부터 의대생이 됩니다. 또한 다음달 7월엔 해남병원 내과외래와 내시경실을 확장하고, 동관에 70 병상을 증축하여 500병상의 해남종합병원 이 됩니다.
1997년 7월엔 아이패드의 스티브 잡스가 애플사(Apple Computer)의 최고경영자로 복귀하며, 1940년 7월엔 음반회사 애플코어(Apple Corps)를 만든 비틀즈 멤버 링고스타가 태어납니다. 보스톤과 음악가 6(7월)은 이들 애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해남종합병원 내과(조슬린당뇨센터, 하버드의대 연수 중) 양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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