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구역 티벳 서쪽 탐험기 - 금지된 곳, 그곳에 나는 가고 싶다 |
보스톤코리아 2006-10-02, 23:53:14 |
절벽 중간을 깎아 만든 길로 아래로는 급류가 흐르고 있다.
그렇게도 떨쳐버리기 힘들었던 의사로서의 직업을 집어치우고 곧바로 아무 산이나 향하고 싶었던 마음은 이제 고삐풀린 산양(山羊)처럼 훌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기쁨에 두 다리는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한다. 그 악명 높은 몬순시즌(6월-9월)에 폭우와 도로유실이 다반사인 것을 알면서도 굳이 7월에 히말라야 산기슭을 찾아간 것은 언제나 더 고요하고 깊은 산속을 찾아다니는 나의 괴팍한 취향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어디를 가든 언제까지는 꼭 돌아와야 한다는 제약이 꼬리처럼 따라다녔기 때문에 이제는 더 유유한 마음으로 삶의 기쁨을 몇 배로 많이 느낄 수 있는가 보다. 여러 해 만에 다시 찾은 카트만두(Kathmandu)는 이제 옛날의 그 야릇했던 이국적인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사람과 먼지와 소음으로 넘쳐흐른다. 나는 옛날의 카트만두를 머리 속에 간직하고 싶다. 숙소에 백팩을 풀어놓자마자 여행사를 돌아다니며 22세의 경험 많은 가이드를 구해서 다음날 7시에 만나기로 하고 부리나케 먹을 것과 몇 가지 준비물을 챙겨놓고 골아 떨어졌다. 어렴풋이 들은 노크 소리에 깨어 일어났지만 밤새 내리던 비는 아직도 그칠 줄 모른다. 루클라(Lukla)로 가는 소형 비행기가 제날짜 제시간에 뜬다는 것은 예외라는 것을 이제서야 경험하게 되었다. 늦더라도 비가 그치면 비행장으로 와보라는 대답을 얻고 빗속에 공항에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결국 나중에는 떴지만 눈대중으로만 운항하는 이 12인용 프로펠러기가 아슬아슬하게 자리잡은 루클라(Lukla) 활주로에 내릴 때까지는 조마조마했다. 산골짜기 가파른 언덕 위 활주로 주변에는 착륙사고로 파괴된 비행기들이 장난감처럼 부서져 있는 것이 내려다 보였다. 어릴 때 소풍 가던 그런 즐거움으로 내리자마자 걷기 시작했다. 루클라 (Lukla) 자체가 목적지(目的地)인 사람들로 많다고 하던데 그럴 만도 하다고 느꼈다. 에레베스트 등반인들은 보통 다음 마을인 팍딩에서 1박하고 남체에서 고도에 적응하며 머문 후 6~9일만에 Base Camp에 도착하는 것이 정규스케줄로 되어 있다. 생각대로 산길은 조용하고 등산객은 나 혼자여서 가이드와 함께 산바람이 난 듯 쉬지도 않고 계속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남체에 도착했다. 아직 더 갈수도 있을 것 같아 템보체까지 가자고 했지만 가이드는 여기서 쉬어가고 싶단다. 제법 큰 동네인데 여기저기서 돌깨는 망치소리가 요란하다. 건축붐인 모양이다. 올라오면서 팍딩에는 레조트형의 건축물들이 세워지고 있었다. 얼마 안 있으면 헬리콥터로 올라와 편히 쉬었다가는 휴향지로 변모할 것을 생각하니 씁슬한 마음이다. 허리가 휘도록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는 세르타 산족(山族)들이 가끔 눈에 띄더니 이마저도 페리체(Pheriche)에서부터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고요한 산길이다. 온 산이 계속 텅비었어고 구름과 싸늘한 부슬비가 센 강품과 함께 밑에서부터 몰아친다. 과묵한 젊은 가이드는 내 맘을 알아차렸는지 쉬어가라는 말은 아에 않고 걸으며 먹고 마시고 힘 있는 데로 올라갔다. 12시간 또는 그 이상 걷는 것이 보통이 되었다. 이 적막한 산속에서 홀로 내려오고 있는 미국여성을 만났다. 저자 소개 윤낙승 박사(66)는 네팔 흐믈라(금지구역), 티벳 서쪽(금지구역), 킬리만자로, 콩고 비룽가(Birunga)마운틴, 남극, 북극, 베네수엘라 피코 볼리바 트렉킹, 탄자니아, 캠핑금지구역 Ngo Rong Gro Creator 등 주로 금지 또는 특수한 지역을 탐험하는 특수지역 트레킹 전문 산악인이다. 인도 보르네오 Kina Mt.등반을 5시간만에 끝내기도 했으며, 영국 특수부대와 보르네오 정글 케이블을 탐험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오프 시즌에 혼자 가는 등 “거기서 흙이 되는 것이 좋다”는 탐험인이다. 66년 서울 의대를 졸업하고 80년대 초반 MA주 렉싱톤에 거주하기도 해 이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앞으로 윤 박사의 티벳 탐험기를 계속 연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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