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월21일은 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1685년에 태어난 날입니다.
음악의 어머니 헨델은 바흐와 같은 해 2월23일, 같은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이 두 사람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또한 말년엔 둘 다 영국의 안과의사(존 테일러)에게 백내장 수술을 받고 실명하지요.
요즘처럼 매스컴이 발달됐으면 나중에 수술받은 헨델은 다른 안과의사를 택했겠지만…
바흐의 집안은 200년에 걸쳐서 50명 이상의 음악가를 배출한 일대 음악가계였습니다.
바흐의 막내아들인 크리스티안 바흐는 모짜르트에게 교향곡 작곡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흐를 이야기할 땐 꼭 first name 을 붙여서 혼동을 피하는데 오늘 이 글의 바흐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입니다.

바흐는 두 명의 부인에게서 20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주로 생계유지를 위해 곡을 쓰는데 특히 사계로 알려진 비발디 음악을 쉽게 편곡하여 연주하고 세상에 알리는 역할도 했습니다.

이 후 100년이 지난 뒤 멘델스존이 잊혀진 바흐를 재 조명했고 150년 뒤 카잘스가 휴지처럼 버려진 바흐의 무반주첼로모음곡(첼로를 다루는 사람은 꼭 한번은 연주해 보며, 요즘 핸드폰 벨소리로도 유명함)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오늘날 음악의 아버지는 새롭게 태어납니다.

즉 바흐 활동기인 바로코시대엔 오히려 비발디, 헨델이 훨씬 명성 있었고, 그 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등 음악사의 꽃을 피운 고전주의 시대에도 물론 바흐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는데 리스트, 슈베르트, 쇼팽, 슈만 등이 활동한 낭만주의 시대에 멘델스존에 의해 바흐는 그 핵심 레파토리로 떠오릅니다.

바그너와 브람스파로 양분된 음악사에서까지, 멘델스존 이후 음악가들 중 바흐를 연구하지 않은 작곡가가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오늘 날 바흐는-그의 음악이 바로크 음악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도 없고, 바로크 시대 가장 유명한 음악가도 아니었지만-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음악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바흐가 선배 비발디음악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듯이 바흐 역시 후배 멘델스존에 의해 그 진가가 발휘되지요.

예술세계에서의 창조자는 형식이나 어법 면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는 선구자적 개척가 타입과 기존의 형식이나 방법을 모방, 적용하면서 독창적 힘을 발휘하는, 두 가지의 타입이 있는데 18세기 고전파의 쌍벽인 하이든, 베토벤이 전자에 속한다면 모차르트는 후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고, 바흐나 멘델스존 역시 ‘옛 것이 좋은 것이여’에서 나아가 자기만의 스타일로 재 조명하여 오늘 우리에게 많은 유산을 남겼습니다.

이곳 보스톤에 모여있는 HGH(1811),BWH,BIDMC(1896),Dana-Faber,Joslin diabetes Center(1898) 를 비롯한 하버드 병원들은 새로운 의료를 개척하는 하이든, 베토벤 같은 주역들인 듯합니다. 세계최초 마취제 사용 및 전신마취(1846), 제왕절개때 마취제사용(1847), 인공심박동기(1960), 실험관아기(1986), 절단된 사지 재접합, 인공피부이식, 알츠하이머 유전자발견, 급성심근경색증의 풍선요법, 심장판막수술(1923), Mallory-Weiss syndrome(1939), 인공신장실(1946), 혈액은행(1949), 장기이식(신장, 1954) 및 간이식(1983), 전기충격기(DC cardioversion, 1949)등이 이들 하버드 병원들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Cushing’s disease 의 Cushing 이 이곳 신경외과 의사이며 노벨상 수상자가 10여명에 이른다지요.

조슬린 당뇨센터에선 최초인슐린(1922,미국에서 최초)사용을 기초로 1924년 50%에 불과한 당뇨산모의 정상분만 성공률을 90%까지 향상시켰고, 당뇨병망막증의 레이저 치료(1967), 2-3개월간의 혈당을 예측하는 HbA1c 개발(1976)로도 유명세를 과시합니다.

1869 년 설립 후 150년 역사의 Children’s Hospital 은 세계최초 무균우유(bacteria-free milk, 1891), 소아마비백신(1949), 홍역균배양, 소아심장이식(1986)을 자랑하고, 1976년 문을 연 Dana-Faber 암 센터는 난소암 표지자(CA-125, 1982), HIV가 AIDS 의 원인규명(1982) 및 여러 항암제 개발의 선두주자입니다.
ABC 방송사의 미드 Grey’s Anatomy 의 Dr. Lexie Grey 도 하버드의대 출신이며, 대표적인 MGH 병원은 직원만 1만명이 넘고 AIDS 연구비로만 1억달러(10년간)를 지원받을 만큼 인프라도 세계최고임을 자부합니다. 컴퓨터를 의료시스템에 최초 도입하여 최초로 전자차트, 처방전달시스템을 시행하는 등 소프트웨어에도 선구자이지요.

오늘도 세계 각국 의료인들이 이곳 보스톤으로 몰려옵니다. 스스로 개척자로서 성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곳의 시스템과 신지식을 응용하여 자신들의 병원에 독창적으로 적용합니다. 바흐가 비발디를, 멘델스존이 바흐의 음악을 응용, 재조명함으로써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쳤듯이……

3월 ..... 3월1일(1810)엔 가장 위대한 피아노곡 작곡가 쇼팽이, 마지막날인 3월31일(1732)엔 교향곡의 아버지 파파 하이든이 태어나고, 3월26일(1827)엔 악성 베토벤이 간경화로 인한 토혈(varix bleeding)로 죽습니다. 또한 제가 근무하는 해남종합병원이 3월17일(1981) 개원29주년이었습니다. 보스톤과 음악가(2)는 이들의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양태영 (M.D. Ph.D Joslin Diabetes Center, Harvard Medical school, 해남종합병원 내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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