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지성인 하워드 진 별세 |
보스톤코리아 2010-02-08, 10:11:53 |
하워드 진의 가족들은 그가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수영을 하던 중에 심장 마비로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1922년 뉴욕에서 유대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진 교수는 진보주의 관점에서 미국의 주류 학계를 비판하고 흑인 인권 운동과 반전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노엄 촘스키 MIT 명예 교수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실천하는 지성인으로 추앙 받았다. 1943∼1945년 미 공군 폭격수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진 교수는 항복 직전의 독일군과 민간인들에게 폭격을 하는 것을 보고 전쟁에 환멸을 느낀 뒤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쳤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 ‘미국 민중사(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는 1980년 출간돼 2003년까지 1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로 기존 역사 서술과는 달리 노동자들을 역사의 주역으로 기술해 미국 사회에 지적 충격을 주었다. 1980년 출판 당시 미국 민중사는 초판 5000 부를 찍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후 입소문이 퍼져 결국 고등학교와 대학 교재로 자리를 잡게 됐다. 미국 민중사에서 하워드 진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정복을 찬양하는 기존의 역사학적 관점을 뒤집고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투쟁에 주목했다. 기존 역사가 정복자, 대통령 등 지배 계층 위주로 서술됐다면 진 교수는 흑인, 인디언 원주민, 페미니스트, 반전론자 등 소외된 사람들의 시선에서 역사를 보았다. 촘스키 교수는 “하워드 진의 저술은 한 시대의 의식을 바꿔 놓았고 우리 삶의 중요한 의미를 이해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우리의 삶에 진정한 스승이 필요할 때 그는 언제나 우리 앞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하워드 진은 그의 자서전 성격의 저서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A Personal History of Our Times)’에서 “나는 관점을 유지하는데 공정하려고 노력했지만 객관적인 것, 그 이상을 원했다. 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보다 많은 지식을 얻어가기 보다 침묵함으로써 안락해지는 삶을 포기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에는 언제나 맞서 싸울 자세를 가지길 원했다”고 말했다. 진 교수가 1988년 보스톤 대학에서 은퇴할 때 마지막 강의를 30분 일찍 끝내고 교내 간호사들이 시위를 하는 현장으로 달려가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동참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마지막 수업들 듣던 500여 명의 학생들 중 100여 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퇴직 후에도 그는 반전, 평화를 위해 거리에 섰고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설을 했다. 그는 <베트남, 철군의 논리>, <불복종과 민주주의>, <전쟁에 반대한다>, <오만한 제국, 미국 이데올로기로부터의 독립>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또한 그는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비너스의 딸들>, <에마> 등 3편의 희곡을 발표하기도 했고, <비너스의 딸들>과 <에마>의 연극 제작자로 직접 참여했다. 진 교수의 부인 로슬린은 2008년 먼저 세상을 떠났고, 슬하에 2명의 자녀를 두었다. [email protected]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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