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적대적 M&A 성행
보스톤코리아  2009-11-23, 23:44:12 
경기 회복을 알리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M&A시장에 전보다 공격적인 적대적 M&A 바람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 이전인 2007년 미국에서 성사된 M&A 가운데 적대적 M&A 비율은 11%에 달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6.8%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2007년 50건 안팎에 그쳤던 적대적 M&A 제안 건수는 올해 이미 70건에 육박했다.

뉴욕 소재 로펌인 모리슨앤포에스터의 M&A 전문 변호사 마이클 오브라이언은 “적대적 M&A 시도가 공격성을 더하며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 위기가 한창인 가운데도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는 올해 미국 바이오테크 업체 제네텍을 46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8개월에 달하는 긴 협상의 결과다. 펩시 콜라를 생산하는 미국 2위 음료업체 펩시코도 쉽지 않은 가격 협상 끝에 병 납품업체 펩시바틀링 그룹과 인수가(42억 달러)를 합의했다.

적대적 M&A 시도가 잦아진 건 경기 침체 속에 인수 대상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현금을 쌓아둔 우량 기업들은 상대 기업의 주가가 낮아진 틈을 타 총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인수 대상으로 지목된 기업들은 제시된 가격이 터무니 없다는 생각에 인수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은행 맥글래드리캐피털마켓의 폴 와이스브리치 수석이사는 “(인수 대상이 된) 기업들은 매수 기업이 향후 기대 수익을 인수가에 반영해주길 바라지만 최근 매수 기업들은 이런 요구를 어림없는 소리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크래프트의 캐드베리 인수 시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크래프트는 지난 9월 첫 인수제안 때 인수가로 167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당시 캐드베리의 시가 총액에 31%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하지만 캐드베리 이사회는 이 제안을 거절했고 아이린 로젠펠드 크래프트 CEO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크래프트는 오히려 최근 다시 가격을 163억 달러로 낮춰 제시해 캐드베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에 대해 로저 카르 캐드베리 CEO는 “크래프트가 제시한 가격은 캐드베리의 실제 가치와 한참이나 동떨어져 있다”고 불평했고, 로젠펠드는 “제안가가 매우 합당하고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반격했다.

적대적 M&A가 유행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포이즌 필(Poison pill) 등 경영권 보호장치가 약화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M&A 시도 등으로 경영권이 위태로워졌을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싸게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줘 경영권을 보호하는 제도다.

포이즌 필의 경우 1980년대 경영권 보호 장치로 인기를 모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기가 시들해졌다. 투자자들이 주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보통 10년까지 연장되도록 돼 있는 포이즌 필 조항에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 일부 기업들 사이에서는 포이즌 필의 유효 기간을 1년이나 6개월 등 특정 기간으로 묶어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경영권 보호장치로서의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또 포이즌 필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스크메트릭스그룹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포이즌 필 도입 안건을 주주총회 표결에 부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만 26개사에 달한다. 이는 최근 10년 이래 최대치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밖에 시차임기제(staggered board)를 도입하는 기업도 크게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제도는 이사들의 임기를 분산시키는 것으로 시차임기제가 도입되면 적대적 M&A에 성공한 기업도 이사를 한꺼번에 교체할 수 없다.

결국 경영권 장악이 상당기간 지연되는 것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시차임기제를 도입한 기업 비율은 2002년 60%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35%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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