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범 제압한 슈퍼 여경
보스톤코리아  2009-11-16, 08:47:29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사진 오른쪽)이 지난 10일 병원에서 치료 중인 먼리 경사를 방문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사진 오른쪽)이 지난 10일 병원에서 치료 중인 먼리 경사를 방문했다.
지난 5일 발생한 텍사스주 포트 후드 총기 난사 사건(11월 6일자 본지 참조)의 범인을 진압한 여자 경찰이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 딸의 어머니이기도 한 킴벌리 먼리(34) 경사는 자동차를 수리하기 위해 정비소로 가던 도중에 다급한 경찰 무선을 듣고 총격 발생 현장으로 달려갔다. SWAT(경찰 특수 기동대) 요원인 먼리 경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권총을 빼들고 무차별 살육전을 벌이던 니달 말릭 하산 소령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하산 소령은 응사하면서 도주하기 시작했다.

군부대의 응급 서비스 센터의 척 메들리 국장은 두 사람이 서로 총격을 가하면서 상대방의 총알을 맞고 길바닥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총기난사 사건을 신고한 전화가 접수된 게 오후 1시23분인데 먼리 경사는 5분 만에 범인을 제압했다.

군 당국은 먼리 경사가 혼자서 범인을 쓰러뜨렸는지, 먼리 외에 또 다른 사람이 쏜 총에 범인이 맞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범인에게 제일 먼저 총을 쏜 사람은 먼리 경사가 틀림 없다고 밝혔다. 먼리 경사는 정강이와 오른 손목에 두 발의 총상을 입었지만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들리 국장은 먼리 경사가 이러한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액티브 슈터 프로토콜(Active Shooter Protocol)이라고 하는 전술 훈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리가 확실히 영웅”이라면서 “수많은 인명을 구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키 164㎝의 먼리 경사는 사냥과 서핑 등 격렬한 스포츠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에 투신한 그녀는 고향 근처의 경찰서에서 근무할 당시부터 유명했다.

야간 근무 중 괴한이 동료 남성경찰을 쓰러뜨리고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려 할 때 먼리가 괴한을 쓰러뜨려 제압해 슈퍼 여경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이후 포트 후드에서 육군 병사로 수년간 근무하다 작년 1월부터 경찰 생활을 재개했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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