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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터처블을 보여주며 오바마 행정부를 갱단에 비유하는 폭스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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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과 폭스 뉴스 사이의 공방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폭스 뉴스는 백악관을 1920년대 조직 폭력단에 비유하며 노골적으로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폭스 뉴스는 지난 25일 1987년에 방영됐던 영화 ‘언터처블(Untouchables)’의 일부 장면을 보여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갱들과 비교하였다.
뉴스 진행자 크리스 월레스는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하면서 “백악관이 폭스 뉴스 채널만 백악관이 조율한 인터뷰 방송에서 제외하였다”라며 언터처블에서 시카고 경찰 역할을 했던 숀 코너리가 나오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어 월레스는 “1920년대 시카고 지역의 경찰이 칼을 꺼내면 갱들은 총을 들고, 경찰이 갱들에게 중상을 입히면 그들은 동료 경찰 중 한 명을 살해한다. 이것이 시카고 방식이다”라고 비난했다.
월레스는 그러나 백악관이 지난 1920년대의 갱단과 같은 행태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인지, 혹은 당시의 경찰처럼 폭력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최근 월스트리트 기업들의 보너스 잔치를 규제하는 역할을 하는 재무부 소속의 케네스 파인버그에 대한 인터뷰를 폭스 뉴스 채널만 제외한 거의 모든 방송사에서 방송하도록 했다.
월레스는 “오바마 행정부는 새로운 적군 리스트(enemies list)를 만들고 있는가”라고도 반문했다. 적군 리스트는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임기 말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을 정리해 작성한 목록이다.
백악관은 최근 들어 폭스 뉴스 채널이 공화당 진영의 목소리를 자주 대변하며,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정면으로 비판을 가하자 “폭스 채널은 공화당의 한 부분이다”, “폭스 채널은 뉴스 매체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등 권력과 언론의 대결이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해오고 있다.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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