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시, 눈물의 은퇴 |
보스톤코리아 2006-09-13, 00:26:14 |
US 오픈서 탈락… 21년 영욕 마감
총상금 18.9 million이 걸린 US 오픈 테니스대회가 열린 3일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테니스센터 내 아서 애시 코드. 이 곳을 가득 메운 2만여명 관중은 4분간 기립박수를 보내며 떠나는 영웅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경기 후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수건에 얼굴을 파묻었던 영웅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이윽고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그는 코트로 걸어나와 전후좌우를 바라보며 ‘전매특허’인 양손으로 키스를 보내는 세리머니를 마지막으로 펼쳤다. ‘여제’로 여자 테니스계를 지배했던 아내 슈테피 그라프와 아이 둘은 객석에서 조용히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치렁치렁한 헤어스타일 등으로 한때 뭇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섹시 가이’, ‘풍운아’ 앤드레 애거시(세계랭킹 39위, 미국)의 은퇴 모습이었다. 애거시는 이날 3회전에서 독일의 베냐민 베커(112위)에게 1-3(5-7 7-6<7-4> 4-6 5-7)으로 아깝게 무릎을 꿇고 21년 여정을 마무리했다. 특히 4세트에서는 5-4로 앞서고 있던 터였기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 났다. 36살의 노장인 그는 일찌감치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고질인 허리와 등의 통증이 은퇴 길을 쉽사리 열어주지 않았다. 그는 1회전부터 통증 완화 주사를 맞고 경기에 나섰다. 2회전에서는 자신의 후계자로 일컬어지는 8위 마르코스 바그다티스(키프로스)를 투혼으로 제쳤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운은 여기까지였다. 경기 후 마이크를 잡은 애거시는 “코트의 스코어보드는 오늘 내가 졌다는 것을 말해 주지만 지난 21년간 내가 얻었던 것을 다 알려주지는 않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팬 여러분의 엄청난 사랑이 코트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나를 이끌었고 여러분의 나에 대한 열의와 격려가 인생 최악의 순간에서도 성공할 수 있도록 인도했다”며 팬에게 무한한 감사의 뜻을 이어 전했다. 애거시의 트레이너인 길 레예스는 “허리가 아파 고생하는 그를 보며 코트로 달려가 그를 코트 밖으로 끄집어 내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애거시의 투혼을 높이 평가했다. 호주오픈(1995년, 2000년, 2001년, 2003년), 프랑스오픈(1999년) 윔블던(1992년) US오픈(1994년, 1999년) 등 개인 통산 8번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애거시는 투어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60번 단식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특히 역대 다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며 당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이는 역대 최다 메이저대회 타이틀(14회)을 보유한 애거시의 영원한 라이벌 피트 샘프라스, 현역 최고의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세계 랭킹 1위, 스위스), 미국민의 영원한 스타 존 매켄로 등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샘프라스와 벌였던 라이벌전은 언제나 테니스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빅매치였다. 영화배우 브룩 실즈와 짧은 결혼 생활을 거친 애거시는 그라프와 세기의 테니스 커플을 이루며 다시 한번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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