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레스토랑 소개 - Japanese Bistro "Cafe Mami"
보스톤코리아  2006-09-06, 00:26:15 
미국에서 찾아먹기 힘든 어린 시절 외식 단골 메뉴 "함박스테이크(?)"의 정다운 맛
1815 Massachusetts Ave., Cambridge, MA 02140, 617-547-9130

어렸을 적, 동네에서 소문난 음식솜씨를 자랑하는 "full-time 엄마"를 둔 덕에 (그때는 이것이 얼마나 '축복'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우리 식구는 외식을 나갈 일이 별로 없었다. 먼데서 손님들이 오셔도 그분들이 대부분 외식보다는 '우리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기를 원하기 일쑤였으니, 거의 매해 일년에 열 손가락 안에 충분히 꼽히고도 남는 우리 가족의 외식날은 너무나도 특별한 날이었다.
이런 특별한 날에 남동생과 나에게 음식 선택권이 주어지는 경우는 또 더더욱 흔치가 않아서, 신선하고 부드러운 날 생선살의 맛과 초고추장의 달콤하고 매운 맛과는 달리 겨자의 날카롭게 톡 쏘는 매운 맛의 의미를 알지 못했던 우리는 이름난 횟집에서 엄마의 강력한 권고와 다소의 부드러운 협박(?) 끝에 간신히 날 생선을 초고추장에 찍어먹곤 하던 기억이 있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인심좋은 우리나라 횟집에서는 다양한 밑반찬과 곁들이는 음식이 나오니, 회 대신 그것들로 배를 채울수도 있었다. 미국에 막 와서 횟집에 갔을 때, 초밥이나 회 정식을 시켰는데 달랑 miso soup만 주는 각박함에 목이 메었던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을까?)
주로 횟집이 단골로 거론되는 우리 가족의 흔치 않는 외식날, 아주 간혹 어린 남동생과 내게 음식의 선택권이 주어지는 날이 있었다. (보통 다른 데서 온 손님의 없는 우리 가족만의 외식날이 그랬다.) 부모님이 "뭘 먹고 싶니?"하고 물으시면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튀어나오던 우리의 최고 외식 메뉴는 단연 "돈까스"와 "함박스테이크"였다. ㅇㅇ식당이나 ㅇㅇ횟집이 아니라, 주로 근사한 외국이름이 앞에 붙은 XX 레스토랑에서 정장으로 빼 입은 웨이터/웨이츄레스분들이 가져다 주시는 수프, 샐러드, 정식(김치도 빼 놓지 않고 곁들여서...)을 차례로 먹었던 정다운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계실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 오면 흔하디 흔할 줄 알았던 "돈까스"와 "함박스테이크"가 대부분의 미국 식당에는 없다는 놀라운 문화 충격(culture shock)을 겪고 말았다. 미국에 온지 얼마쯤 지났을까? 한국의 사소한 것들이 마구 그리워지기 시작하던 어느 날, 갑자기 한국 식당이나 일본 식당에 가면 쉽게 먹을 수 있는 "돈까스(pork cutlet) "가 아닌 "함박스테이크(hamburg steak)"가 먹고 싶어졌다. 엄청난 기간의 수소문 끝에 (그때는 아는 분들도 많지 않았을 때이므로...) 함박스테이크를 가장 한국식으로 해 준다는 일본 분식집 분위기의 "Cafe Mami"에서 드디어 Tokyo Hamburg steak set을 먹게 되었을 때의 감격이라니... 미국 생활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 기억 중의 하나이다. 게다가 10불도 하지 않는 가격으로 값도 놀랍게 싸다... 또 한번의 감격!!!
필자와 비슷한 경험 때문이실까? 많은 한인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이 조그마한 식당(분식집)은 하버드 sq. 바로 옆에 있는 포터 sq.의 Porter Exchange라는 건물 안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 안에는 소라 화장품 가게를 비롯해서 일본 그로서리 마켓과 비디오 가게, 각종 일본 식당/분식집 등이 위치해 있다.
12~15명이 간신히 이마를 맞대고 앉아야 할 정도로 비좁은 이 식당의 최고 메뉴는 단연 8불 50센트 하는 hamburg steak인데, 한인분들에게는 Tokyo style이 가장 입에 맞는 것 같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7불에서 8불 50센트하는 카레라이스(curry rice)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또한 우동 그릇 같은 그릇에 밑에 밥을 깔고 위에 돈까스나 치킨까스와 계란, 소스 등이 얹어서 나오는 돈부리(Donburi)도 6불에서 7불 사이로 한국분들에게 인기있는 메뉴 중의 하나이다.
일본 친구가 시킨걸 맛을 본 이후, 0.1초의 주저없이 필자의 최고 인기 음식 목록에 이름을 올린 "Saba Miso with Yakko Set"도 고등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하는 요리이다. 고등어와 일본의 전통적인 된장 소스에 곁들여져 나오는 이 요리는 한 입만 맛을 보고 나면 "고등어와 된장이라니~?"라며 의구심을 가지실 많은 분들의 염려를 한 번에 없애버릴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다.
이 식당의 모든 음식들은 어린아이가 먹기에 좋은 음식들이지만, 미국에서 쭉 자라 chicken finger등에 익숙해져 있는 자녀들에게는 "Tatsuta Set"을 추천한다. 이 요리는 뼈 없는 닭고기 튀김요리인데, chicken finger등에 비해 저열량이고, 담백한 맛이며, 튀김을 아주 얇게 입히기 때문에 부드러운 닭고기 살을 즐길 수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 전까지 제공되는 점심 스페셜은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카레라이스와 4가지 정도의 돈부리 요리가 단돈(?) 5불에 즐기실 수 있다. 하지만 자리수가 워낙 많지 않은데다 인기가 많은 식당이라, take out을 하는 것이 좋다. 7~8시 경의 바쁜 저녁 시간에도 20~30분 정도를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먹기가 쉽지 않은 식당이다.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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