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한국학교 풍물놀이반 위기상태
보스톤코리아  2009-06-20, 21:31:11 
지난 뉴잉글랜드한국학교 학예회 때 풍물놀이반의 공연 모습
지난 뉴잉글랜드한국학교 학예회 때 풍물놀이반의 공연 모습
뉴잉글랜드한국학교 풍물놀이반이 후임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위기 상태에 놓였다. 지난 9년간 한국학교의 고급반을 지도하던 도성희 교사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학교를 그만두게 됨에 따라 그가 맡아 이끌어 오던 풍물놀이반이 와해될 수도 있는 상태가 되었다.

이에 대해 남일 교장은 “당분간 정식 지도는 힘들겠지만 곧 적임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풍물반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도성희 교사는 지난 가을 갑작스런 변고로 부인과 사별하고 아이들 셋을 혼자 키우며 지내고 있다. 아직 심리적인 회복이 덜 된 상태인데다 아이들 돌보기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한국학교 교사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학교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나 스스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하는 도 교사는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라며 오랜 동안 뜻을 두어 왔던 한글 및 문화 교육을 접게 된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 속의 한국 아이들에게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쳐 정체성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학에 입학하면 인종별로 많이 갈라진다. 그때 한글이나 한국 문화를 통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갖지 못한 아이들은 많은 갈등을 겪게 된다.”고 말하는 도 교사는 부모들이 한국학교의 수업에만 의존하는 것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한국인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는 일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 져야 한다.” 고 강조하는 그는 자신의 풍물놀이 입문이 아이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밝혔다.

큰딸(13세)이 어렸을 때(4~5세) 웰슬리(Wellesely) 대학 한국학생회를 통해 꼭두각시춤을 배우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문화를 가르칠 마음을 갖게 되었고 이에 MIT풍물그룹을 찾아 온가족이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후 뉴욕의 풍물놀이 그룹’K Con’을 통해 집중교육을 받기도 하고 한국을 방문할 때는 필봉과 고성 지역을 돌며 풍물과 탈춤 등을 전수 받는 등 지속적인 열의를 가져 왔다.

보스톤 지역의 아시안 문화 축제장을 돌며 공연을 해왔던 도 교사 가족은 지난해에는 드래곤페스티벌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해 많은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 때 가족과 함께 ‘상모 돌리기’, 가야금 공연도 했다는 게 도 교사의 말이다.

팀을 구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느껴 온가족이 풍물놀이를 배워 공연을 해왔다는 그는 지난 가을에 당한 상처로 인해 그 뜻을 접었다. 게다가 그 여파로 9년간 한국학교에 두었던 뜻도 접었다.

한국학교를 그만둠에 따라 사물놀이반을 접게는 되지만 도 교사는 사물놀이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아마츄어지만 팀을 구성할 수 있다면 그들과 함께 연습하고 일년에 몇 번이라도 이 지역 행사장을 돌며 한국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것. “팀이 구성만 된다면 보여 줄 것은 굉장히 많다. ”는 게 그의 말이다.


김현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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