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조문 물결 보스톤에서도
보스톤코리아  2009-06-01, 13:46:31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태평양을 건너 보스톤으로도 흘렀다.

서거 다음날인 지난 23일 캠브리지의 JFK공원에서는 박지영씨가 자발적인 추모행사를 마련해 일부 유학생들이 참여했으며, 25일부터는 뉴튼(Newton, MA) 소재 보스톤 총영사관에 조문장소가 마련되어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5일은 메모리얼 데이 휴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56명이 찾아 조문하고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열정을 보였다. 조문을 하는 다수는 30대에서 40대의 젊은 층으로 인터넷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과 충분히 교감하는 세대들이었다.

조문을 안내했던 이기석 영사는 “주로 포닥(Post-Doc) 등 젊은 층들이 자녀를 데리고 조문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 영사는 “일부는 조문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조문객들은 노대통령의 영정앞에서 묵념한 후 방명록을 쓰면서 흐느꼈다”고 영사관 직원 김원광 씨가 밝혔다.

영사관측의 집계에 따르면 4일간의 조문기간동안 조문을 다녀간 한인들은 총 255명인것으로 나타났다.

생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은 직접 조문장소를 찾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애도를 표시하기도 했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성주영씨는 “특별히 조문장소를 찾지 못했지만 꼭 그 장소에서만 조문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음으로 애도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문행렬에 50대 이상의 한인들은 참여빈도가 많지 않았다. 민원업무를 보기위해 영사관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조문을 하지 않은 한 60대의 여성은 “대통령이었던 분이 나라를 생각하면 그런 일을 하면 안된다. 나라를 혼란에 몰아 넣는 그런 일은 자신의 체면을 먼저 생각한 것이기 때문에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제시키도 했다.

조문과는 별도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두고 참여정부 업적에 대한 재평가, 민주주의, 그리고 언론, 검찰, 정치에 대한 의견교환과 논쟁이 활발했던 한 주이기도 했다. 삼삼오오 모이는 자리마다 이 같은 토론이 오갔다.
체스넛 힐에 거주하는 이재일 씨(34)는 “검찰 수사가 무리가 있지 않았나.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고 주위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슬퍼하는 감정, 애도하는 감정은 같겠지만 죄를 지었으니 애도를 하더라도 이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저를 포함 많은 분들은 억울하게 이런 일을 맞이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학원을 운영하는 한 한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민주주의가 다시 30년 전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행했던 정치행태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퇴한 기자 S씨도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며 우려를 드러냈다.

인터뷰에 응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언론의 보도자세에 대해 문제를 거론키도 했다. 검찰이 흘리는 정보를 여과없이 그대로 반영하고, 여론몰이를 해가는 언론의 권력화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제시했다.

김지연 BU교수는 “우리가 잘못된 정보를 접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매체의 힘이 얼마나 강한가를 알게 됐다. 앞으로 매체나 정보를 접할 때 좀더 선택을 잘하고 주의 깊게 살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많은 한인들은 이번 일을 자숙과 정치적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강 민주평통회장은 “국민들이 자각하고 언론이나 정치 분야도 선진국답게 포용하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남일 한국학교협의회장도 “한국의 정치 풍토가 미국의 전정치인에 대한 예우 등을 본받아 개선되고 수준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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