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여파 한글학교들 허리띠 졸라매기 |
보스톤코리아 2009-05-25, 16:17:48 |
한글 학교들의 운영에 불황의 여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글학교는 한인 2세 어린이들을 비롯 미국에 이주해 온 한국 어린이들의 한국어 교육 및 정체성 형성에 목적을 두고 있는 비영리단체라 수익성에 비중을 두지 않고 운영해 왔으나 계속되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재정적인 후원이 대폭 줄어 운영에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글학교의 기금모금이 줄어들거나 학생수가 줄어드는 등 수입원이 줄어들어 일부 작은 규모의 학교들은 폐교된 곳도 있으며 일정 수준의 규모가 되는 학교들 역시 학교 행사 및 자재, 교재 구입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출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지도하는 한글교사들의 처우개선 및 연수교육 등에 투자하는 지출을 줄일 형편에 놓여 있다. 이는 직접적으로 한인 2세들이 한글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거나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한글학교의 큰 문제 중 하나인 장기적 교사 확보에도 곤란을 줄 수 있다. 이현경 성요한 한글학교장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2,3년 동안 다녔던 학생들마저도 “사정상 좀 쉬겠다.”며 휴학을 신청했고 저소득층 학부모들로부터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느냐?”는 문의가 많아졌다고. 그러나 자금이 많지 않은데다 지원금마저 줄어든 상태라 한글 학교측에서도 별 방침이 없다는 게 이 교장의 말이다. 북부보스톤 감리교회 이문희 교장은 “늘 재정은 넉넉치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학교 살림을 꾸려 가야 한다.”고 말하며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게 한글교사들의 대우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장은 교사들이 수업 준비 및 행사 참여 등 학교 수업 시간 외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상황이지만 그야말로 자원봉사차원의 대우밖에 해주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 이에 대해서는 남일 뉴잉글랜드한글학교장 역시 “겨우 교통비 정도의 액수만 지급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불황의 여파를 타고 재정적인 어려움이 가장 큰 곳은 일반 교회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글학교이다. 이들은 학생수가 10명 이내의 소규모 학교인데다 교사도 전문적인 교사가 아닌 학부모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져 있어 지속적인 운영에 더 큰 어려움이 있다. 이런 한글학교의 학생은 부모가 교회를 옮길 경우 빠져나가게 되므로 학생 확보가 불안정하고 재정도 어려워져 장기적 운영이 곤란해 지기도 한다. 예로 보스톤에 소재한 S한국학교는 올 봄에 ‘학생수가 부족’하다는 사유로 폐교 신청을 한 상태이고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뉴햄프셔의 M한국학교가 ‘개인적 사정’이라는 사유로 폐교를 했다늑 것이 영사관 담장자의 말이다 이처럼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던 교회 소속의 한글학교가 불황을 타고 폐교의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늘어날 추세로 전망되고 있으며, 교회와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글학교들마저도 재정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남일 뉴잉글랜드한글학교협의회장은 “교회에서 재정을 독립시켜 등록금을 받는 학교들은 유지되는 반면 그렇지 못한 학교들은 힘들다.”고 말하며 최근 폐교하는 한글학교 문제는 한글학교 본연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 소속 한글학교들의 비독립적 운영에 원인이 있음을 지적했다. 앞서 말한대로 작은 한글학교들은 대부분 교사들을 교인들로 충당, 교회에서 재정적인 원조를 받아 무상으로 교육을 하다 보니 교인이 이주를 하거나 직장을 잃게 되는 경우 등 교인 수가 줄어드는 데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피력했다. 성요한 한글학교는 그나마 교회 소속임에도 전 운영 자금을 교회에 의존하지 않는 비교적 독립운영을 하고 있는 학교로 학생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이 학교도 요즘 경기 불황을 맞아 학생수가 많이 줄고 학부모회나 이사회의 지원금이 대폭 줄어들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형편이다. 예년에는 골프대회나 볼링 대회 등을 통해 기금 마련을 해왔으나 경기가 어려운 지금 기금마련 행사를 개최하기도 쉽지 않고, 학부모회나 이사회의 인원이 줄어들면서 기금이 예년에 비해 1/3 수준으로 대폭 줄어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게 이 교장의 말이다. 성요한 한글 학교는 자구책으로 기금 마련 바자회를 준비 중이며 교사들의 월급을 동결하고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교재 및 학용품 등을 조절할 예정이다. 북부보스톤감리교회의 한글학교 이문희 교장은 “30년 전 교회 소속으로 시작했던 한글학교가 3년 전부터 독립하려 노력한 끝에 지난 해부터 교회지원금을 받지 않게 됐다.”며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교회 건물을 무료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임대료 지원을 받는 셈이라고 했다. 또한 늘 넉넉치 않아 열심히 일하는 교사들의 처우 문제를 개선해 주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 했으며 “학교 자재 구입 및 질 높은 교재 구입을 줄이고 알뜰하게 살림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수업료가 싼 편이라 학생수는 줄지 않았다고. 남일 뉴잉글랜드한글학교협의회장은 “예년에는 교회 차원에서 골프대회 등을 통해 수익금을 마련해 한글학교에 기금을 마련해 주기도 했는데 일이 년 사이에 그런 행사가 줄어들었다.”며 경기불황이 한글학교에도 파급효과를 미치는 점을 우려했다. 더구나 “올해처럼 기금모금이 안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하며 “예전보다 후원금이 1/4로 줄어 앞으로 행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김현천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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