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음식으로 식중독에 걸렸다면?
보스톤코리아  2009-05-18, 15:52:08 
레스토랑에서 먹은 음식으로 인해 식중독에 걸렸을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누구에게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

하지만 이에 따른 사후대응방법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올해로 결혼 20주년을 맞이한 로스앤젤레스 거주의 김준현씨(49)도 이러한 끔찍한 경험을 겪어야했다.
그는 최근 아내와 말리부 바닷가를 찾아 그들만의 결혼기념식을 즐겼다.

생굴(Oysters)을 애피타이저로 시작해 클램차우더 숲, 샐러드, 갈릭 브레드에 메인디쉬로 스터프드 프론(stuffed prawn-게맛살 등이 들어간 큰새우 요리), 그리고 디저트로 케익과 커피... 황홀한 만찬이었다. 여기에 캐버네이 쇼비년(Cabernet Sauvignon-레드와인의 일종)으로 유명한 나파밸리산 클로뒤발(Clos Du Val) 2003년도짜리의 카버네이 한병도 곁들였다.

이 정도면 먹는 것에 관한 한 파라다이스다. 무드도 좋았다. 아주 고급은 아니었지만 레스토랑 정취도 훌륭했다, 웨이터의 서비스도 좋았다. 결혼 기념일을 축하한다면서 케익을 무료로 제공했을 정도.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김씨는 집으로 도착할 무렵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다. 수시간이 지나선 구토와 설사가 뒤따랐고 지독한 탈수현상에 손발이 마비되는 현상까지 경험했다.

결국 회사도 나갈 수 없었다. 그의 인생에서 결근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심각했다.

하지만 뾰족하게 어떤 음식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그로선 알 수 없었다. 더욱이나 아내는 말짱했으니 그로선 오히려 점심때 먹은 음식이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로부터 이틀후. 원인은 명확해졌다. 바로 그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스터프드 프론이 바로 식중독의 원인이었던 것. 그들이 싸가지고 온 남은 음식 가운데 스터프드 프론을 먹은 아들이 김씨와 똑같은 식중독 증세로 닷새 넘게 시달리게 된 것. 그의 아들은 1주일 사이 10파운드가 넘게 빠졌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 보건당국에 신고해야하나? 아니면 변호사를 찾아 소송을 제기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레스토랑에 직접 연락을 취해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하나?

이와 관련해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법정소송으로 이어지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많다. 확신은 가지만 확증이 없기 때문이다. 검사비도 비쌀 뿐더러 검사결과 설령 식중독으로 판명된들 어떤 경로로 식중독이 발생했는지까지 밝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보건국의 한관계자는 "집단 발병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명확하게 식중독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레스토랑측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레스토랑측의 대응을 먼저 살피는 게 순서.

이를테면 사과를 받는 정도에서 마무리하는 게 순리라는 것이다. 이 경우 대부분의 미국 레스토랑에서는 사과의 표시로 레스토랑 기프트 카드를 제공한다. 접촉대상으로는 매니저급이 바람직하다.

단, 레스토랑과 접촉시 감정섞인 표현이나 레스토랑을 탓하는 표현 그리고 돈을 요구하는 것 등은 절대 금물이다. 하지만 레스토랑으로부터 진정한 사과의 표현을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몇일날 레스토랑을 찾아 음료수를 포함해 어떤 음식을 먹었는데 어떤 증상이 발생했다"고 간단명료하게 밝힘으로써 레스토랑측의 대응을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이와관련해 샌프란시스코의 파라욘 총책임자 크리스 듀리는 "무엇을 손님이 들었는지 얘기를 나눠보면 실제 식중독이 아니라 너무나 기름진 음식을 한번에 많이 섭취했기 때문인 경우가 상당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님의 주장을 전대 무시하지 않고 실제 레스토랑을 찾은 기록이 있는 경우 사과 표명과 함께 대부분 무료로 기프트카드를 보내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결국 레스토랑 식중독 사건에서는 결정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지 않는한 소송에 따른 승자가 되기 힘들며 따라서 제 아무리 끔찍한 경험이었던들 레스토랑측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기프트카드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기원 기자, uko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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