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다시 일자리 찾는 노인들
보스톤코리아  2009-05-14, 01:01:33 
경기 침체로 인해 미국 노인들이 다시 일터로 향하고 있다. 주식 시장이 붕괴되고 자산 가치가 하락해 그 동안 마련해둔 은퇴 자금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60세인 에바 코피는 오래 전부터 은퇴 이후의 삶을 계획해 왔다. 은퇴하면 자신의 취미이자 특기인 바느질을 살려 무료로 학교 음악 밴드나 치어리더에게 옷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 꿈을 위해 노후 생활자금 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남편과 모은 돈으로 45만 달러짜리 주택 두 채를 사고 뮤추얼 펀드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코피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90만 달러를 투자한 집은 27만5천 달러로 폭락하고 펀드도 반토막이 났다. 코피는 바느질을 하는 대신 시급 17달러 50센트를 받으며 학교 버스를 몬다. 그마저 올 여름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코피는 “은퇴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럴 형편이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2007년 12월 이후 미국에서는 57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55세 이상 노년층에서 노동 인구는 오히려 80만 명이 늘어났다. ‘평생 일하겠다’는 응답도 경기침체 전 15%에서 최근 25%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은 최신 기술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저임금 단순 노동직으로 한정돼 있다. 코피의 경우 월마트 카운터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고령자 취업알선 사이트인 리타이어먼트 잡스의 부대표인 밥 슬라대니는 “평균 연령이 올라가 일자리를 찾는 고령자가 늘어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경제 위기로 그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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