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론은 시기상조
보스톤코리아  2009-04-27, 14:44:20 
2008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일고 있는 경제 회복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크루그먼 교수는 17일,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경제 회복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며 네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경기 회복 징후가 보인다"고 말한 데 이어, 18일 FRB 부의장과 뉴욕연방은행장도 "최악의 침체가 지나갔다. 금융 구제 효과가 나타났다"는 등의 긍정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우울한 경제 지표는 미국 경제가 아직 터널을 지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첫 번째 근거다. 크루그먼 교수는 상황이 아직도 악화하고 있다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산업 생산, 주택 압류 증가 등을 꼽았다.

FRB가 지난 15일 발표한 3월 산업생산지수는 97.4(2002년도 100 기준)를 기록해 전월에 비해 1.5% 하락하고 1년 전보다는 12.8% 떨어졌다. 그는 일부 지표가 개선되는 것에 대해 "경제가 나빠지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두 번째 근거는 믿기 힘든 금융권 실적 발표다. 최근 웰스파고나 골드만 삭스 등 금융권의 실적이 예상보다 괜찮은 것으로 발표되는 등 일부 긍정적인 소식이 있지만 크루그먼은 이 역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의 경우 투자은행에서 금융회사로 회사의 법적 지위를 바꾸면서 분기의 기준이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실적이 가장 나빴던 작년 12월 분이 누락된 덕분에 올해 1사분기 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세 번째 이유로는 상업용 부동산 부실 등 아직 많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연체율은 작년 9월보다 배 이상 높은 1.8%에 이른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추가 금융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 때도 경제가 잠시 휴지기를 가진 뒤 다시 절벽으로 곤두박질쳤다"면서 "일본과 동유럽 경제도 얼마나 나빠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경기 침체가 지났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전례로 볼 때 경기 침체가 끝난 뒤에도 실업률은 한동안 상승세를 지속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의 실업률은 최소한 2010년까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경기 하강기에 성급하게 낙관적 전망을 내놓아 경기 회복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실수가 있었다"면서 정부에 일관된 정책을 펼 것을 주문하고, 경기 회복이 알을 깨고 나와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방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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