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도 불법체류자 처리
보스톤코리아  2009-04-20, 09:21:45 
이민 단속국이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면서 미국 시민들까지도 체포해 감금하거나 억류, 혹은 추방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AP통신에서 지난 한 달간 정보공개법에 따라 각종 정부문서, 소송자료, 면접조사 자료를 입수하여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최소 55명의 정상적인 시민권 보유자들이 구금 또는 국외 추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시민은 최장 5년까지 불법 구금되기도 했다.

올해 31세인 페드로 구즈먼이 대표적인 사례다. 캘리포니아 태생인 구즈먼은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읽고 쓸 줄 모른다. 길을 잃고 헤매던 중 이민국에 잡혀간 구즈먼은 졸지에 불법 체류자로 몰렸으며,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한 채 멕시코로 추방됐다.

구즈먼은 이후 멕시코 접경도시 티후아나에서 노숙을 하며 쓰레기통을 뒤져 끼니를 해결했고, 그의 어머니는 구즈먼 사진을 든 채 병원과 시체 공시소를 찾아 헤맨 끝에 3개월 만에 아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시민권자가 이민법을 어겨도 이민국에서 시민을 감금하거나 국외 추방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구즈먼 같은 사례가 수백 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추방 대상자로 억류된 약 40만 명 가운데에는 정신이상자, 빈곤자, 어린이 및 단순범죄 기록자 등이 불법체류자로 잘못 처리된 경우가 허다할 것이며, 특히 히스패닉계일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AP는 지적하고 있다. 지적됐다.

브루스 아인혼 전 이민 재판부 판사는 “이민 시스템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미국 시민이면서도 엉뚱하게 억류되거나 추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리조나주 이민 변호사인 카라 하츨러는 “미국 시민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억류돼 추방됐는지를 알 수는 없다”면서 “지금까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이에 대한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영리 재단인 베라 연구소는 2007년도에 전국 13개 이민 형무소에 모두 322명의 미국 시민이 잘못 억류돼 있었으며, 2006년 역시 129명이 감금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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