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대한 비난 여론 빗발
보스톤코리아  2009-03-30, 14:00:43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근 들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아직 취임 100일도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탓인지 진보와 보수 양측에서 오바마를 비판하고 있는 것.

오바마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TV 토크쇼에 출연하고 시사프로그램에서 정부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등 대국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2일에는 CBS 프로그램 60Minutes에 출연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주택 시장이 바닥을 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 상황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성향이며 오바마 정부에 호의적이었던 뉴욕타임즈(NYT)가 그 선봉을 자처하고 있다.

NYT는 22일 사설과 칼럼 3건 등을 통해 오바마를 전면적으로 비난했다. NYT의 칼럼니스트인 프랭크 리치, 토머스 프리드먼, 모린 다우드는 일제히 오바마의 안일한 시각을 비판했다.

리치는 "오바마가 미국인의 분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경제가 마비될 것"이라며 "오바마에게 카트리나(Katrina)의 순간이 닥쳤다"고 경고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대재앙을 애초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이후 지지도 추락의 길을 걸었던 예를 빗댄 것이다.

프리드먼은 "지금 미국에는 영감을 주는 지도자가 없다"면서 오바마가 AIG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편승해 하원의 90% 징세안을 방치하지 보다는 다른 방법을 강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우드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텃밭을 가꾸면서 "대통령을 포함해 오바마 가족은 좋든지 싫든지 밭에 나와 잡초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놓고, "엉뚱한 오바마가 대통령 집무실에 앉아 있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그는 "지금은 부드러운 재즈 보다는 금관 악기의 군가가 더 필요한 시기"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같은 비판은 취임 두 달을 맞은 오바마 정부를 바라보는 워싱턴과 뉴욕 지도층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즉 엄청난 업무량에 압도된 오바마는 AIG 보너스 파문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래리 사바토 교수는 "AIG 사태는 오바마 행정부에게 '순수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사건이 일어났고 그의 재무장관이 연루돼 있다.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에 책임을 돌릴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에서 이 같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보수적 성향의 주간지 위클리 스탠다드는 "오바마 정부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정치적 위기 상황을 인식해 지지자들이 오바마를 보호하려고 모여들고, 가이스너 재무장관을 옹호하려는 오바마가 금융 회사를 가리켜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로 표현하는 등 과장법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이 AIG의 보너스 파문이 일 때 언론을 피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피신하였다고 위클리 스탠다드는 주장하였다.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이 현재의 위기 상황을 단순한 '혼란'으로 치부한 것도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도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올해 예산안(3조6천억 달러)에 저드 그레그 의원은 "예산안대로 가면 재정 적자가 수년 내에 20조 달러에 이를 수도 있으며, 이는 미국의 파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셸비 의원은 "오바마가 재정 파탄으로 가는 고속도로로 나라를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AFP통신은 "오바마의 순수의 시대는 갔다"면서 AIG사태에 대한 반발을 계기로 새 대통령 오바마의 순수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평했다.

취임 60일을 넘긴 오바마에 대한 비판이 조금은 이를 수도 있지만 취임 초반 허니문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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