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커밍스 교수 “미국 북한을 이해 못하고 있다”
보스톤코리아  2009-03-30, 13:54:07 
한국전쟁의 기원’의 저자이자 대표적인 친한 진보사학자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미국의 지도자들은 북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철저하게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무기 보유 기정사실화, 남북대화중단, 여기자 감금 등 한반도 긴장이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북한을 제대로 볼 것을 주문해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25일 보스톤 소재 서폭(Suffolk[써픽])대학에서 열린 ‘북한 악의축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북한은 철저하게 역사적인 사실에서 이해하지 않고 분리되어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커밍스 교수는 “비록 우리는 역사를 잊어도 역사는 결코 우리를 잊지 않는다.”며 역사적인 맥락에서의 이해가 현실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임을 밝혔다.

그는 북한은 비록 나쁜(nasty)정권이지만 그들의 행동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이해를 해야만 해결방법이 나온다고 밝히고 결국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미국과의 국교수립’만이 현재 북한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945년 한국의 해방 이후 미국에 의해 가장 피해를 심하게 본 나라이며 모든 것을 방해받았던 나라라는 것이 커밍스 교수의 말이다. 그는 북한정권 수립과정이전에 독립투쟁과 중국공산당의 역사부터 살펴보면서 북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도록 설명했다.

1930년대 만주 중국공산당원의 80-90%는 한국인이었으며 공산혁명 때는 한국인들의 희생이 아주 컸다. 더구나 김일성은 중국공산당 리더의 목숨을 구해주는 등 많은 역할을 했다. 특히 북한주민들의 김일성에 대한 존경은 그의 대일투쟁 전적비가 만주 및 북한의 곳곳에 있다는 점에서 쉽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해방 후 한반도를 당사자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38선을 기준으로 분할했으며 친일인사를 다시 중용 남한에 먼저 정부수립을 했다. 천년동안 이어왔던 한 나라를 갈라놓고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한국전쟁 전 1949년 한국과 북한은 자주 교전을 했으며 한국군이 북한군을 공격하는 횟수가 훨씬 많았을 정도였다. 결국 6.25가 발발했다.

미국이 전쟁후 전략(Exit strategy)을 세우지 않고 전쟁에 관계한 것은 이라크전만이 아니었다. 한국전도 전쟁후 전략이 없었으며 결국 한국전쟁을 계기로 기성립된 정권에 대해서는 해방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향후 외교정책이 성립됐다고 커밍스 교수는 밝혔다.

하지만 미군은 철저하고 잔인하게 북한을 융단폭격, 평양을 비롯한 북한을 초토화 시켰다. 이로 인해 북한의 김일성은 미국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으며 남한보다 훨씬 앞서있었던 북한이 철저하게 뒤떨어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등 각종 폭력성 발언을 서슴지 않아 왔는데 그것은 하나의 외교 코드로 이해해야한다는 것이 커밍스 교수의 지적이다.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클린턴 정부와의 외교수립 일보직전이던 것을 모조리 틀어버리고 북한에게 ‘이란, 이라크’ 등과 더불어 ‘악의 축’이라고 했는데 정치에서 ‘악’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커밍스 교수는 북한이 랑군 폭사사건, KAL 폭파사건 등 외에는 한번도 국제사회에서 테러를 자행하거나 다른 나라를 위협하지 않았다며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시는 키가 작은 김정일을 가리켜 ‘피그미’라고 하는 인격모독적인 발언까지 하는 수준이었다. 커밍스 교수는 이러한 역사적인 맥락에서 북한을 이해하고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을 하나의 ‘코드’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밍스 교수는 북미 관계에 있어서 남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김대중, 노무현 등 정권이었을 때는 부시였고, 이명박 정권은 오바마여서 상당히 엇나가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한 정부가 북미관계에 있어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 대학 교수는 한국현대사, 20세기 국제역사, 미국 및 극동아시아 관계와 정치경제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전문가로 대표적인 지한파 교수다.

특히 그의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은 한국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조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이 책으로 미국역사학회의 존킹페어뱅크북어워드를 수상했고 2집에서는 국제학술협회의 뮌지라이트북어워드를 수상키도 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비록 진보인사로 분류되지만 한국현대사에 관한한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역사를 기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유의 날카로운 분석으로 유명하다. 이번 서폭대학 강연은 바바라&리차드 로젠버그 동아시아연구소가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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