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3개월도 채 남겨놓고 있지 않은 가운데 지난 2002년 중간선거와 2004년 대선에서 미 공화당의 승리 및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안보 엄마들(Security Moms)'이 공화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Republicans losing the 'Security Moms'"라는 제목의 기사로 <워싱턴 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안보 엄마'란 지난 2001년 9·11 테러사건 이후 생겨난 말로, ‘(모든 현재 이슈를 제치고)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엄마’라는 뜻이며,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있는 여성 유권자들이 주로 안보문제만 대두되면 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표심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기사에서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자료를 인용, "투표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그룹인 '안보 엄마'들이 지난 2001년 9·11 사태 이후 어느 때보다도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퓨 리서치센터가 지난 4월부터 지난 주까지 자녀를 가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답변이 50%로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38%보다 12% 포인트나 앞섰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공화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02년 중간선거의 경우 비슷한 시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지금과 정반대로 공화당 후보들이 53% 지지를 얻은 반면, 민주당 후보들은 36% 지지에 그쳤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이 '안보 이슈'를 전면에 내걸어 재선에 성공한 2004년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자녀를 가진 여성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56%의 지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퓨 리서치센터 및 다른 기관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런던 여객기테러음모 적발 이후 딕 체니 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이번 사건은 안보문제에 있어 유화적인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하는 것의 위험을 보여준 것'이라고 경고하며 정치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거의 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이 기사는 전하고 있다.
퓨 리서치센터의 앤드류 코허트(Andrew Kohut) 연구원은 "이라크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부시 대통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게도 치명타가 되고 있다"면서 "안보엄마들의 지지도 결정에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만과 이라크 전쟁, 유가 폭등, 경제 문제 등이 표심의 방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더 이상 테러 문제 하나만으로 결혼한 여성들과 다른 유권자들을 공화당 지지층으로 묶어 두기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테러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공화당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까지 42년 동안 공화당 지지자였다고 밝힌 세 아이를 둔 조 앤 스미스(Jo Ann Smith)씨는 이 기사의 인터뷰에서 "테러 문제는 일상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라면서도 "워싱턴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상당히 실망하고 있어 공화당 지지를 철회하고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