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암 촘스키, "흑인대통령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
보스톤코리아  2009-02-20, 14:54:13 
미국은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민주주의를 알린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민주주의를 해쳐 왔다"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언어학자이자 철학자면서 과학자이기도 한 아브람 노암 촘스키 (Abram Noam Chomsky)는 지난 10일 보스턴 칼리지를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의 등장이 미국과 전세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언어학계와 철학계에서 주목 받아 왔지만, 촘스키의 자유로운 정치적 관점은 그를 "미국의 양심"으로 떠오르게 하였다. 이번 강연회에서 촘스키는 현 정치와 경제 상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이번 행사는 보스턴 칼리지의 Gasson 홀에서 학생을 비롯한 어느 누구에게든 개방되면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 입장 불가능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촘스키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말로 강연회를 시작하면서 "3~40년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라고 밝혔다. 그 후 오바마의 선거 캠페인, 내각, 임기초기 정책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하였다.

촘스키는 현 경제 위기가 왜 일어났나, 오바마의 대응은 무엇인가라고 되묻고, 한스 퍼거슨 (Hans Ferguson)의 투자 이론을 인용해서 "선거는 투자가들이 권력을 얻는 도구이다. 투자를 보면 선거 후의 정책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내각과 임기 초 정책들을 살펴 보면 퍼거슨의 이론과 맞아 떨어진다면서 "오바마 선거 캠페인의 큰 부분은 금융계에서 나온 것이었다. 금융계는 맥케인보다 오바마를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바마의 내각으로 선정된 람 임마누엘 (Rahm Emmanuel)에 대해서도 "투자 은행에서 일한 경력도 있고, 하원에서 그보다 금융가의 지원을 많이 받은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촘스키는 임마누엘과 로버트 루빈 (Robert Rubin) 등 투자 은행과 연관 많은 이들이 내각으로 선정된 것으로 보아 오바마의 경제 정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촘스키는 오바마 정권이 경제 위기를 잘 넘길 수는 있겠지만, 결국 그 위기를 자초한 사람들에게 다시 맡겨질 것이라며 비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강연이 끝난 후 촘스키는 오바마와 미국 경제,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대한 참가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고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강연회에 참가한 한인 유미선 씨는 "대학교 수업 때 배웠던 촘스키를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면서 "아직까지도 활동하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2학년생 제이슨 구디 (Jason Goode)는 "촘스키는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음모론자 같기도 하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정호현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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