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의회가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조항을 결국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보호무역주의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상원과 하원은 787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에 합의하면서 모든 공공 사업에 미국산 제품만 사용하는 강력한 바이 아메리칸 조항에도 합의했다.
스캇 폴 미 제조업연합 사무총장은 “합의안에는 미국 정부가 기존의 국제통상 규정에 맞게 바이 아메리칸 조항을 이행하도록 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며 “국제통상 의무를 준수하는 선에서 이번 경제회생 법안이 우리 제조업 부문에 혜택을 줄 것이라는 점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도 “미 의회가 수년 동안 유지해온 바이 아메리칸 규정을 존중하면서도 무역 상대국들과 불필요한 무역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면 미국과 정부조달조약(GPA)을 체결한 캐나다와 EU, 일본, 한국 등 소수 국가들은 미국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 조달시장 참여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반면 GPA 미체결국인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대부분의 신흥 공업국은 참여 자격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중국 상무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하기에 앞서 자국산 제품 의무 구매가 미국에 큰 불행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조약 체결국인 일본의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도 “바이 아메리칸 조항이 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전세계가 보호무역주의를 떨쳐내야 하는 시기에 이 조항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자극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