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통령’ 버락 오바마
보스톤코리아  2009-01-23, 16:59:04 
지난 1월 20일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는 ‘농구 대통령’이다.
대부분 미국 대통령들은 스포츠를 즐겼지만 농구선수생활을 하고 농구를 즐기는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가 처음이다. 그는 농구팀을 이끄는 포인트 가드와 같은 역할의 연설화법을 구사한다.
테디 루스벨트(Teddy Roosevelt) 대통령은 백악관 잔디밭에 테니스 코트를 설치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Eisenhower)대통령은 1950년 백악관에 퍼팅 그린을 마련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풋볼을 좋아했다. 볼링을 좋아하던 닉슨 대통령은 차도에 볼링레인을 만들었다.
미시간에서 풋볼 선수생활을 했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다. 지미 카터 대통령과 빌클린턴은 조깅을 즐겼다. 클린턴은 농구관람을 즐겨하기도 했다.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은 승마를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자전거 타기를 즐겨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한 때 프로야구팀 텍사스 레인저스를 소유했을 정도로 스포츠를 즐겼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는 등 재미있는 일화도 만들어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71년 10살 때 아버지가 농구볼을 사준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그는 농구선수생활을 했지만 한 번도 주전을 꽤차지 못했다. 하와이의 퍼나호(Punaho)고등학교가 주 챔피언전(state championship)에 출전했을 때도 벤치워머로 활약(?)했다. 이것이 그의 공식적인 선수생활의 마지막이었지만 그는 결코 농구공을 놓지 않았다.
오바마는 주말이면 YMCA 소년소녀 클럽에서 농구단을 결성해서 경기를 했다. 옥시덴탈, 콜롬비아 대학 그리고 하버드 법대를 다니는 동안 그는 점심때 그리고 오후 시간 경기에 참가해 농구를 즐겼다. 시카고에서 커뮤니티 오거나이저로서 활약했을 때도 농구를 즐겼고, 상원의원이 되고 난 후에도 농구를 즐겼다.
아마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그는 농구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그의 내각도 농구팀이다. 그의 교육부 장관은 하버드 대학에서 농구팀 공동캡틴을 지낸 안 던컨(Arne Duncun)이며 법무부 장관 에릭 홀더는 콜롬비아 대학 1학년 농구팀에서 뛰었다. 안보자문관인 퇴역장성 제임스 존스는 조지타운 대학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개인 보좌관 레지 러브는 듀크대학 팀의 선수였다. 유엔 대사로 임명된 수전 라이스는 로드 스칼라로 옥스포드 대학에 갔을 때 선수로 활약했다.
백악관에도 남서쪽 매그놀리아 나무아래 실외 농구코트가 18년전에 만들어졌다. 아버지 조지 부시가 레이업 슛을 즐겼던 코트다. 선거기간 중 오바마는 백악관의 닉슨이 만든 볼링레인을 철거하고 농구코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가 볼링 애호가들의 반대와 천정이 너무 낮다는 정보에 철회했다.
그는 선거기간에도 여러 번 농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4년 대선때 민주당 후보 존 케리가 요트를 하는 모습을 일부러 보였던 것과는 묘한 대비를 이룬다. 그는 이라크 방문시에도 병사들과 농구를 하기도 했을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47세, 왼손잡이에 6풋 1.5인치(187센치미터)로 테이숀 프린스와 유사한 플레이를 구사한다. 대통령의 처남이자 오레곤 주립대학 농구팀 코치인 크레익 로빈슨은 레니 윌킨스와 비슷한 플레이를 구사한다.
농구가 좋은 점은 비록 미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란 점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강성 이미지로 악화된 대미감정이 세계에 퍼져있는 지금 이 같은 스포츠의 친근성은 새로운 미국 이미지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골프, 볼링, 조깅, 승마, 사이클 등과 달리 농구는 팀 스포츠이다. 개인의 특성을 살려 팀워크를 이뤄내는 것이 바로 대통령의 역할이라면 농구의 주장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해야 한다. 더구나 농구는 가진 것을 나누고 파울을 했을 경우 스스로 파울을 알리는 정직성과 연관이 있다.
44대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버락 오바마 그가 ‘농구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억되는 현장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티켓이 따로 필요없는 공개 경기장에서.
장명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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