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7일, 프랑스와 이집트의 휴전 중재안을 조건부로 수용함에 따라 12일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가자지구 공습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이 내건 조건은 가자지구에서 발사 되는 적대적인 로켓 공격이 멈춰지고 하마스가 재무장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구적인 휴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전쟁에 대한 명분이 점점 약해지는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유엔학교를 공격해 42명에 달하는 민간인이 사망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은 더욱 거세져 이스라엘의 부담은 컸다.
이스라엘은 유엔학교 공습에 대해 하마스에 책임이 있다며 오히려 하마스를 압박했다. 당연히 휴전 전망도 밝지 않았다. 이스라엘 당국은 “유엔학교 내부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박격포가 먼저 발사됐다”면서 “하마스가 민간인 거주 지역에 머무르며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가자지구 사태에 굳게 입을 다물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가자와 이스라엘에서의 인명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비록 ‘미국 대통령은 하나’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만큼 사태가 심각해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스라엘도 무작정 강경하게 나갈 수는 없었다. 이스라엘은 프랑스, 이집트 등이 중재하는 휴전 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7일부터 폭격을 하루 세 시간씩 중단할 것을 밝히는 등 수습에 나섰다.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은 “인권단체 등의 인도적 원조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공격을 잠시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어쨌든 이번 사태의 최대 승자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동 사태에서 구심적 역할을 해왔던 미국이 정권 교체로 인해 힘의 공백 상태가 되면서 그 역할을 프랑스가 대신 해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사태에서 “하마스에 책임이 있다”는 발언만을 반복하며 피상적인 휴전협정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을 뿐 외교적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