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기 부양책, 공화 반대로 시행 늦춰질 듯
보스톤코리아  2009-01-07, 23:33:3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즉시 서명하겠다고 선언한 경기 부양책이 이르면 다음달 중순경 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업 규모와 내용을 놓고 민주•공화 양당은 물론 업계와 학자들까지도 논란을 벌이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실제 통과까지는 커다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내에서도 오바마 측과 일부 의원들은 세부사업 내용에서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부양책을 먼저 통과시킨 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시행하려던 민주당의 당초 계획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경기부양책 규모를 2년간 7750억 달러로 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막대한 재정적자 수준을 고려 사업규모를 5000억 달러 수준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은 이보다 큰 9000억~1조 달러 규모로 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에 따라 공화당 지도부와 회동, 이견 조정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부 사업내용을 놓고도 업계간 이해관계가 개입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로비전도 치열한 상황이다.

일부는 경기부양책에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공공사업과 고속도로 다리 건설 등에 자금이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최대 압력단체인 미 상공회의소는 세금환급과 기업 세제혜택, 주택담보 상실 중단 등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정보통신업계는 초고속 인터넷망 투자를 촉진을, 은행들은 세금면제 채권 규제를 변경할 것을 요구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더 많은 에너지 관련 세제 혜택을 포함할 것과 환경 관련 사업이 경기활성화 주요사업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은 “의회가 경기부양책을 2월 중순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더 큰 경제 위기와 실업에 직면할 것”이라며 빠른 처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법안 통과까지의 과정이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또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들도 이번 경기부양책의 방향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감세보다는 정부 재정의 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미국경제학회 연례 회의에서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정부가 직접적인 지출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용 시장 기능이 마비된 현 상황에서는 금리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빠른 시일 안에 대규모 재정 집행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군사장비 교체나 연구 프로젝트의 보조금 지원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니얼 미첼 UCLA 명예교수는 연방 정부가 지방 정부에 미국 자동차 업체의 자동차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재정지원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정부가 2년짜리 임시직을 만들어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 공공 및 민간 건물 개보수를 지원하는 방안, 기초학문 연구를 지원하는 방안, 품질 개선에 자금지원을 하는 방안 등이 나왔다.

이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감세보다는 직접적인 재정 집행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많은 이들이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사상 최악의 재정 적자를 짊어지고 경기 부양책을 시행해야 한다. 의회예산국은 지난 7일 미국의 2009년 회계연도의 재정적자 규모가 1조 18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번 재정적자 예상치는 미국 GDP의 약 8%에 해당하며 2008년 4550억 달러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에 발표된 2009년 회계연도의 적자에는 오바마 차기 행정부가 재정지출과 감세를 통해 추진할 경기부양책은 반영돼 있지 않았고 금융회사들에 대한 구제금융 비용도 포함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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