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의 한 대학생이 자신이 자살하는 장면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영하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이 학생은 자살을 시도하기 12시간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자살 계획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여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펨브로크 파인스에 사는 대학생 아브라함 빅스(19)는 지난 19일 즐겨 찾던 보디빌딩 관련 사이트에 자살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12시간 뒤 그는 실제로 각종 신경 안정제를 섞어 삼킨 후 자살 장면을 UCC를 중계해 주는 한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 사건이 충격적인 이유는 당시 이 사이트에 접속해 빅스의 자살 장면을 지켜보던 네티즌이 상당수 있었음에도 누구도 그를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그의 자살 장면을 지켜보던 네티즌 중 일부는 빅스의 자살을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빅스가 일종의 연기를 한다고 여겼고 사이트 내에서는 그가 삼킨 약물의 진위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그의 자살 장면이 중계 된지 12시간이나 지난 뒤 한 네티즌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으나 빅스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빅스의 여동생은 “동영상이 무려 12시간이나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이 수 시간 동안이나 아무 것도 행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가족에 따르면 빅스는 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려 왔다. 그가 삼킨 신경안정제는 조울증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처방 받은 것이다.
그의 자살 동영상을 중계한 사이트의 운영자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하면서도 당시 해당 동영상을 몇 명이나 시청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자나 시청자에게 자살 방조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소송 전문가인 윌리엄 힐 변호사는 “이러한 일을 인지하고 막을 능력이 있었으면서도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면 일부 과실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억지 해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는 과거에도 이 사이트를 통해 자살 선언을 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