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릿의 금융권에서 시작되어 자동차 업계로 확대되는 미국의 경제 위기가 공공 영역으로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입은 줄고 지출이 늘어나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주정부들이 공공사업 축소에 나선 것이다.
경제 위기 속에서 주 정부들의 수입은 잇따라 줄고 있다. 금융위기로 이자소득세 수입이 감소했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판매세 수입도 줄었다. 실업 인구가 늘면서 주민들은 더 이상 소득세도 내지 않는다. 금융권에서 시작된 위기가 실물로 옮겨가면서 세금 수입원은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주 정부들이 내놓아야 하는 공공 지출은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실업이 늘어나면, 실업 급여 규모나 저소득층, 노약자 의료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 가입도 늘어난다. 19개 주는 앞으로 11개월 안에 실업 보험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며, 석 달을 버티지 못할 곳도 다섯 곳이나 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오대호 연안의 미시간주 정부는 초과근무 수당 지출을 줄이기 위해 올 겨울 제설작업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하이오주는 실업 수당 지급 재정 확보를 위해 26년 만에 처음으로 연방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등에서는 대학교 수준의 주립 교육시설들이 등록금을 9~15% 인상할 계획이다. 자금 사정이 최악인 것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월스트릿을 끼고 있는 뉴욕 주정부는 건강, 교육 분야 재정 지출을 줄이고 공무원 휴무일 조정을 위해 의회와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용 경색으로 채권 발행마저 어려워진 주 정부들은, 연방정부 재원 조달이나 세금 인상 등으로 재정 부족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정부가 모든 주를 지원할 수 있을지, 각 주 의회가 세금 인상을 통과시킬지도 미지수다.
정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