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의, 소득없는 잔치
보스톤코리아  2008-11-19, 23:31:53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모였던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15일,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및 감독을 강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공식 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워싱턴의 내셔널빌딩 박물관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세계적인 경기 둔화 조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정책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각국이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활용, 내수경기 부양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정상들은 나라마다 다른 회계 규정과 국제 관행을 개선, 국제적으로 단일 회계 기준을 마련하고 각국 금융감독당국 간 규정의 조화와 협력을 통해 다국적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키로 했다. 또 복잡한 금융 상품의 내용과 기업 재무상황에 대한 공시를 통해 투명성을 강화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차별화된 신용평가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정상들은 또 ‘개방된 세계 경제를 위한 공약’을 통해 금융위기 탓에 각국이 보호주의와 새로운 수출 제한 조치,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는 자국 수출촉진 정책을 펴는 것을 자제키로 했다.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연내 타결에 대한 의지도 공동선언에 담았다.

정상들은 그러나 세계적 금융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초국가적 금융감독기구 설립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여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또 공동 금리 인하를 비롯한 구체적인 행동 방법 등을 둘러싸고 입장 차이를 보인 사안은 내년으로 논의를 미뤘다.

G20 회의 참가국들은 내년 3월 말까지 행동 계획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 가운데 우선 이행이 가능한 조치들을 실시하고 중기 과제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내년 4월 말 이전에 두 번째 G20 정상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이번 G20의 사실상 결론은 오바마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 약 2~3개월 뒤쯤에서야 가능하다는 지적이며, 미국의 새정부 경제관련 시각과도 상당한 조율과 협력 작업이 거쳐진 뒤 이뤄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한편 시카고 자택에서 휴식 중인 오바마 당선인은 G20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오바마를 대리해 G20 회의에 파견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짐 리치 전 하원의원은 러시아, 중국,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 관계자들과 별도 만남을 가지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는 15일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의 대처를 지지하며 취임 후 금융시스템 개선을 위해 G20 국가들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리치 전 하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오바마 당선인은 주요 경제국 정상들이 모인 G20 회의가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한 공동의 대처 방안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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