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에서 요리전문가 정태경씨와 데브라 사무엘스(Debra Samuels) 가 공동저자한 영문요리책 "한국의 상차림(Korean Table)" 이 출판돼 화재다. 특히 한국의 가정요리가 미국인 요리전문가에 의해 출판된 것은 흔한 일이 아니라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월 10일 보스톤 대학(BU)행사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의 음식을 준비한 이들은 다름아닌 BU(Metropolitan College and Extended Education에서 요리학(Gastronomy and Food Studies)을 전공하는 미국 학생들. 한국요리를 한번도 시도해 본적이 없는 미국학생들이 "한국의 상차림"에 나와있는 조리법을 따라 그럴싸한 한국음식을 선보여 주위를 더욱 놀라게 했다.
이날 참석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한국음식은 깍두기. 깍두기의 아삭아삭하고 매콤 달콤한 맛에 매료된 미국인 참석자들은 시식 후 이어진 질의 시간에 재료와 요리법을 묻고 김치의 매력에 찬사를 보냈다.
1992년 동경에서 인도 요리를 배우는 강의실에서 교우로 만나 인연이 된 두 사람은 10여 년이 지난 올 봄 현 MIT 일본학 교수인 데브라의 남편의 제자가 보스톤을 방문한 한국요리사를 데브라씨에게 소개하며 재회했다. 이들은 한국음식을 미국에 알리는 것에 뜻을 함께 하고 "Korean Table"을 출판하게 됐다.
데브라는 정태경씨와의 만남을 "운명"(Fate)이라고 표현했다. 출판과정 중에 정태경씨가 주운 앞면을 향한 세 개의 1센트의(Penny) 행운의 예화를 들며 "정태경씨와 나의 인연은 Korean Table을 만드는 운명으로 이어져 한국의 음식을 미국에 알리는 큰 행운을 얻었다"고 말했다.
순두부찌개를 가장 좋아하는 데브라씨는 "김치의 매운맛이 미국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며 "김치를 응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밑반찬(dishes)을 소개하는 요리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데브라씨는 보스톤 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음식문화를 잘 묘사한 드라마 '대장금'이 미국 전역에 방영될 수 있다면 더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 문화와 음식에 매료될 것"이라며 지역 도서관이나 공공문화시설에 "대장금" 같이 한국문화 색이 진한 드라마나 영화를 배포해 한국을 알리는 데 더욱 앞장서 줄 것을 한인사회에 당부하기도 했다.
한국의 뛰어난 음식문화를 타국에 알리기 위해선 외국인들이 직접 한국음식을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워크샵 형식의 참석자들의 참여가 장려되는 행사가 추진되어야 한다는 게 국제음식문화 전문가 데브라의 조언이다.
일본에 "미인식"이란 한국미용건강식을 소개한 장본인인 정태경씨는 “최근 한국요리가 일본에서 다이어트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태경씨는 “Korean Table을 준비하는 동안 데브라와 함께 한국 식품점에서 재료구입부터 손질, 요리, 그릇에 담는 과정까지 모두를 같이했다"고 전했다.
정태경씨와 데브라는 "한국음식은 요리사의 눈 대중으로 간을 맞추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들의 편의를 돕는 정확한 계량법을 표기하기 위해 스푼과 계량 컵으로 재료 양을 맞추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무척 심의를 기울여서 출판한 책이기에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에 관심을 갖고 한국요리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며칠 전 뉴잉글랜드 전문요리기관에 초빙되어 주방장들에게 김치조리법을 가르친 정태경씨는 "외국인들의 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Korean Table을 통해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을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차원을 높여 만드는 즐거움을 만끽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스톤 글로브는 지난 5일 G Magazine에 “뜨는 김치”로 헤드라인을 장식해 한국음식의 바람을 부채질했다. 이날 글로브는 한국음식을 특집기사로 실어 김치외에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갈비, 불고기, 비빔밥, 냉면등을 소개해 한국음식에 대중화를 꽤했다.
김수연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