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당선 가능성 높아
보스톤코리아  2008-11-03, 20:34:03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백악관 입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백악관 입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아직 대통령 선거일까지는 1주일 정도가 남아 있지만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다. 지지율, 백인 표심, 조기 투표 결과 등 대선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는 지표는 예외 없이 오바마에게 유리하다. 지난 주 실시된 16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보다 평균 8% 이상 앞섰다.

플로리다,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등 이른바 경합주 ‘빅3’에서 오바마는 우위를 보이고 있다. 펜실베니아에서는 11%, 오하이오에서는 8%, 플로리다에서는 4%이상 매케인을 앞서가고 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는 2000년과 2004년 모두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다. 경합주를 콜로라도, 네바다,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10여 곳으로 넓혀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은 26일, 경합주의 선거인단이 모두 오바마에게 투표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오바마가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270)를 훨씬 넘는 375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1992년과 1996년에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들을 연파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오바마 당락의 주요 변수인 백인 유권자들도 속속 오바마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 온라인 정치 사이트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인들의 오바마 지지율은 44%로 민주당 후보로서는 1976년 지미 카터(47%)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31개 주에서 실시 중인 조기투표에서도 오바마를 지지하는 흑인들의 투표율이 폭발적인 상황이다.

오바마의 전략은 ‘현상 유지’다. 조지 부시 정부가 초래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계속 현안으로 부각시키면서 매케인과 부시 대통령을 한통속으로 묶는 것이다. 모든 환경이 오바마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에 돌발변수를 관리하면서 현재 추세를 투표 당일까지 끌고 가는 것이 큰 과제가 됐다. 매케인의 거센 네거티브 공세에 정면 대응하지 않기로 최근 유세 방향을 바꾼 것도 혹시 불지 모를 역풍, 판세 변화의 가능성을 우려해서 이다.
버지니아 대학의 래리 사바토 정치학 교수는 “오바마가 무엇을 새롭게 할 필요가 없다. 해왔던 대로 하면 될 뿐”이라며 “경제 위기를 계속 비판하면 된다”고 말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프레드 그린슈타인 교수는 1948년 대선에서 해리 트루먼에게 계속 앞서다 지나친 자신감이 화근이 돼 막판 대역전패를 당한 공화당의 토머스 듀이의 전철을 밟지 말 것을 조언하며 “지나치게 승리를 확신한 모습만 보이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25일부터 “미국의 4년 후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인가”를 묻는 2분짜리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TV 광고가 통상 30초인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오바마는 이 광고에서 “당신이 4년 전 보다 나아졌지를 묻지 않겠다. 그에 대한 답을 모두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며 “당파정치,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말하고 있다. 매케인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

사면초가에 빠진 매케인 진영은 ‘오바마 회의론’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역전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오바마의 세금 공약과 군통수권자로서의 자질 부족을 물고 늘어져 매케인의 상대적 장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TV 광고도 두 측면에서 오바마를 집중 성토하고 있다.

매케인 후보는 25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오바마의 공약은 중산층에 세금부담을 가중시키는 사탕발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세금정책을 인위적으로 부를 이동시키는 사회주의 정책으로 몰아 중산층의 증세 거부감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검은 피부’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인종 때문에 오바마를 거부하는 유권자 비율이 2004년 부시와 존 케리 후보 간 지지도 차이였던 2.5%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체적으로 오바마에 5% 정도 열세라고 보는 매케인 캠프는 세금증액, 자질론 문제에다 피부색 효과까지 등에 업는다면 막판 대역전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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