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A 현대와 열차 공급 계약 채결


새로운 열차를 구입할 때마다 상당히 신중한 면모를 보여왔던 MBTA가 지금까지 한 번도 미국 열차 제작에 참여해 본 적이 없는 한국계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오래된 열차를 대신할 신형 열차를 현대 로템(Hyundai Rotem)으로부터 구입하기로 한 것.

매일 72,000명의 외곽 지역 통근자들의 출퇴근을 돕는 MBTA의 커뮤터레일은 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커뮤터레일 이용자들은 열차 시설이 지나치게 노후 되었다며 지속적인 항의를 해왔다. 이런 항의에 대해 담당자들은 새로 75대의 2층 버스를 구입하면 출퇴근 시간대에 지나치게 차량이 붐비는 현상과 배차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점이 해결 될 것이며, 에어컨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보다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MBTA는 1억 9천 달러를 현대 로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아직까지 현대로템은 미국에 제조 공장을 설립하진 않았다. 암트랙의 조나단 크레인 상담원은 “현대 로템이 미국의 열차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데임러(Daimler)나 GE(General Electric)마저도 위기에 몰리게 했던 미국의 아주 엄격한 안전 조항을 지키는 것이 가장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MA주 교통국 직원이자 MIT 강사인 프레드 살부치 역시 “안전 조항이 너무나도 엄격하기 때문에 다른 전세계 어떤 곳에서 훌륭하고 튼튼한 열차를 만든 경험이 있더라도, 미국에서 열차를 제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전했다.
현대 로템의 담당자와 계약 요구 사항을 검토했던 MBTA 담당자들은 “현대가 경제적으로나 기계적으로나 제일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4대의 시험용 여객 열차는 2010년 10월에 도입될 예정이며, 다른 열차들은 2011년 8월부터 운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년 간 현대 로템은 MBTA와의 열차 공급 계약을 위해 저렴한 가격과 정교한 기계 설비를 강조해 왔다. 또한 20년 동안 MA뿐만 아니라 미국 다른 지역에서 열차를 제조해 왔던 가와사키의 열차보다 훨씬 질 좋은 열차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MBTA로부터 계약을 승인 받기 위하여 현대 로템은 유일한 라이벌이었던 가와사키 보다 3천만 달러 싼 가격을 제시했다. 보스턴 글로브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MBTA 직원들이 현대 로템을 기계적인 측면에서도 가와사키 사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했다.

현대 로템사의 김형욱씨는 “MBTA가 제시한 스케줄이 조금 벅찬 듯 하나 다양한 시장 경험과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실력이 있기 때문에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며 “내년 3월이면 필라델피아에서 공장 설립이 완료될 것이며 4대의 시험용 열차는 한국에서 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MA 주민들은 새 열차 구입과 관련한 문제점들을 겪은 바 있고, 현대 로템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 회사 안살도브레다는 지난 1995년에 그린라인 T를 제조했으나 계속되는 탈선 문제와 에어컨 고장 등으로 5천만 달러의 배상금을 내야 했다. 결국 MBTA는 계속되는 고장 문제로 안살도브레다의 열차 운행을 2004년부터 중지시켰다. 또한 독일계 회사 시에맨스의 경우 예상치 못한 잔고장이 제조 과정 중에 발생하여 예정 보다 3년이 지난 뒤에 블루라인 T의 운행을 시작하였다.

살부치 MIT대 강사는 “유럽계 회사들은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반면, 미국계 회사들은 충돌 시 모든 탑승객들의 안전을 우선시 여기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외국 회사들은 하도급자나 부품 공급자들과의 관계를 빠른 시간 안에 맺기가 힘들기 때문에 외국 회사가 미국 열차를 제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로사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