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흥망과 발해국의 태조 대조영 10. |
보스톤코리아 2008-10-17, 15:30:16 |
백린(역사학자)
연개소문은 막강한 권력을 쥐고 나라의 일을 독단했다. 하지만 그는 호걸이었다. 적어도 당태종과 대결할 수 있는 위인이었던 것이다. 당태종은 고구려 정벌에 있어서, 뒤에서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그 명분을 고구려의 연개소문을 치기 위하여 출사한다고 했다. 사실 안시성의 싸움은 당태종과 연개소문이 최후의 결판을 내려는 대전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잠시 연개소문의 인품에 대한 말을 들어보기로 하자. 구당서에 의하면 그는 몸집이 크며 수염이 길고 용모와 재주가 뛰어난 인물이었다고 하였다. 몸에는 5척 검을 차고 다녔으며 출타할 때는 부하를 엎드리라고 하여 그 등을 밟고 말에 올라 타고 내렸다고 한다. 성 밖으로 나갈 때는 군대를 앞세우고 행차했는데 별배가 벽제를 외치면 길에 다니던 백성들은 혼비백산하여 숨을 곳을 찾느라고 뛰어 다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출생이 매우 모호하다. 연개소문의 성은 김씨 또는 천(泉)씨라고 하였는데 그는 스스로 말하기를 자기가 샘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성을 천씨라고 했다는 것이다. 연개소문의 동생인 연정토(淵淨土)는 그 성을 연씨라고 하였고 연개소문의 아들 남건, 남산 등은 모두 천씨를 성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 생각되는 것은 천씨나 연씨가 다 물을 상징힌다. 물수(水)는 북방신을 의미하며 불화(火)는 남방신을 의미한다. 옛날 진시황제는 북방신인 백제(白帝)의 후예라 했고, 한고조 유방은 남방신인 적제(赤帝)의 후예라 했다. 연개소문도 북방신인 백제의 후예라고 자칭하면서 자기가 물에서 태어났다고 그 성을 천씨로 고쳤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연개소문의 아버지는 동부대인으로 대대로라는 높은 벼슬에 있었다. 연개소문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벼슬인 대대로를 계승해야 할 것인데 나라 사람들의 반대가 심하여 그 뜻을 이룰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개소문은 모든 사람에게 자기의 잘못을 사죄하고 앞으로는 절대로 잘못하거나 포악한 행동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애원하자 백성들은 그를 불쌍히 여겨 대대로의 벼슬을 이어받게 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 열전 연개소문 참조) 그러나 본질적으로 타고난 성격은 그렇게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연개소문은 대대로의 벼슬에 오르자 오히려 더 잔인하고 부도덕한 처사를 자행했다. 그의 난폭한 행동을 보다 못한 영유왕은 여러 신하들과 상의한 끝에 그를 죽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비밀을 안 연개소문은 연병장에서 군대의 사열을 한다고 하면서 음식을 성대히 차려놓고 여러 대신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대신들이 사열장에 들어서는 대로 하나하나 살해하니 그 수가 무려 100여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연개소문은 급히 궁궐로 달려가 창고에 불을 지르고 영유왕을 찾아 살해했다. 그리고 영유왕의 동생 대양(大陽)의 아들 장(藏)을 왕으로 추대했다. 삼국사기에 보면 영유왕이 그 25년(642)에 서부대인 연개소문에게 명하여 천리성의 역사를 감독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그것은 연개소문의 뛰어난 능력을 보고 천리성 축성의 감독을 맡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를 제거하려는 목적에서 변경인 요동으로 내치려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왜냐하면 연개소문은 그 후 10월에 영유왕과 대신들을 살해했다. 그리고 또 하나 의심되는 문제는 보장왕의 아버지 대양(大陽)의 소속이다. 삼국사기에는 그를 영유왕의 동생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영유왕 건무(建武)와는 사뭇 다른 형식의 이름이다. 대양의 이름은 영유왕의 이복형인 영양왕 대원(大元)과 같은 계열의 이름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양은 영양왕의 친동생일 것이다. 하지만 적서의 구별이 없었던 당시에 나이에 따라 이복형인 건무가 왕위에 오른 것이 아닌가 보아진다. 그러나 서자인 건무가 왕위를 계승할 때는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당태종은 영유왕의 참사를 애도하는 조문사를 고구려에 파견했지만 새로 왕위에 오른 보장왕이 영양왕의 친동생 대양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곧 장을 요동군 왕 고구려 왕에 책봉했다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인 것 같다. 어쨌든 보장왕이 중국에 대하여는 좀더 자세한 연구가 있어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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