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1달 휴가'의 부시 대통령 |
보스톤코리아 2006-08-14, 00:26:28 |
▲올 여름 휴가를 위해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 도착하는 부시 대통령
취임 6년 동안 무려 1년 이상을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Crawford Taxas ranch)에서 보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올해 크로포드에서 취임 이래 가장 짧은 휴가를 보낸다. 지난 3일 크로포드 목장으로 여름휴가를 떠난 부시 대통령은 목장에서 열흘간을 보낸 뒤 13일 백악관으로 복귀한다고 토니 스노우(Tony Snow, 51)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이는 재선을 앞둔 2004년의 13일간 휴가보다도 짧은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1600에이커(약 200만평)의 이 목장을 찾은 것은 취임 이후 이번 여름휴가까지 59번이다. 취임 초기 그는 매년 여름휴가로 거의 한 달을 이곳에서 보내는 바람에 여러 번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라크에서 아들을 잃은 ‘반전엄마’ 신디 시핸(Cindy Sheehan)의 목장 앞 시위에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 지역 등을 강타할 때 목장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휴가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큰 비난을 샀다. 올해의 짧은 휴가일정은 지난해처럼 구설수에 오를 일을 최소화하자는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한다.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정세 또한 예년과 같은 긴 휴가를 불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그는 지난 주말, 목장을 찾아온 콘돌리사 라이스(Condoleezza Rice, 52) 국무장관과 스티픈 해들리(Stephen Hadley, 57) 안보보좌관으로부터 중동문제 브리핑을 들어야 했다.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불안정한 중동사태 중에 긴 휴가를 보내기에는 전세계의 이목이 따가우리라는 예상을 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민주당이 다수당일 될 것이 유력시되는 11월 중간선거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다수당을 뺏길 경우 의회의 소환권 확대 등 의회의 간섭이 많아지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이다. 휴가중인 10일에도 시간을 내 위스콘신주의 공화당 하원의원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자리에 참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한 11일에는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매년 1만5천 달러씩 기부하는 골수공화당 후원자들을 위해 크로포드 인근에서 벌이는 바베큐 모금파티도 열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부시 대통령의 실질적 휴가 일수가 줄어든 건 아니다. 크로포드에서 체류하는 날만 줄어든 것이다. 백악관에 돌아간 뒤에도 친지 결혼식에 참석하는 길에 아버지 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메인주 케네벙크포트(Kennebunkport)의 여름별장에서 1주일을 보내고, 주말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보낸 뒤 9월초 노동절 휴가 때는 다시 크로포드에 온다. 이를 모두 합하면 3주일 이상이 된다. 백악관은 논평을 꺼리고 있지만 이번 체류기간 축소는 반전엄마 시핸을 따돌리려는 행보로 비쳐지고 있다. 목장에서 약 11㎞ 떨어진 부시 부부의 대형 간판 부근 땅 5에이커(약 6300평)를 사들인 시핸은 그를 지지하는 반전단체들과 함께 부시의 휴가 기간 동안 반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요르단 암만에 체류 중이던 시핸은 부시의 휴가 일정에 맞춰 6일 귀국했다. 이에 대해 토니 스노우 백악관 대변인은 “올해도 시핸을 만나줄 이유는 없다”며 “(더운 날씨에) 물이나 게토레이를 들고 다닐 것을 충고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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