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케빈 가넷 “보스톤 전통, 내가 이어가겠다”
보스톤코리아  2008-06-24, 00:03:03 
6월 17일, 22년만에 NBA 정상에 오른 보스톤 셀틱스에서 가장 행복한 선수는 아무래도 케빈 가넷이 아니었을까.

비록 NBA 파이널 MVP는 수상하지 않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NBA 데뷔 후 오랫동안 기다려온 우승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가넷에게는 늘'무관의 제왕'이란 말이 따라다녔다. 올림픽 금메달, 올스타 MVP, 정규리그 MVP, 올해의 수비수 상 등 개인이 탈 수 있는 상이란 상은 휩쓸었지만 정작 NBA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95-96시즌에 데뷔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딱 한 번 1라운드를 통과하는 등 늘 플레이오프에서는 고전만 계속됐다. 혹자는 가넷을 뒷받침해줄 스타가 없다며 아쉬워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가넷이 너무 연봉을 많이 받아 생긴 문제라며 그를 지적했다.

그랬던 그는 결국 미네소타에서의 12년을 뒤로 한 채 지난 7월 보스톤으로 이적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恨)'대신 '부담'이 따라다녔다. 우승을 기대했던 팬들의 부담이 컸던 것이다. 레이 앨런-폴 피어스-가넷 정도의 명성이라면 최근 20년간 등장한 그 어떤 트리오와 비교해도 떨어질 것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2008년 NBA 파이널은 부담과 한을 모두 풀 수 있는 기회였다. 5차전에서 극도로 부진해 "내 플레이는 쓰레기같이 형편없었다"며 괴로워했던 가넷은 6차전에서는 전반에만 17점을 기록하며 보스톤 셀틱스의 대승을 이끌어냈다.
승리는 3쿼터에 일찌감치 확정됐고, 가넷은 종료 버저가 울리기만을 기다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누구보다도 오래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다. 그는 그 순간의 기쁨을 "우리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만큼이나 기쁘다"라 설명한다.

사실 우승에 오르기 위해 가넷은 많은 것을 희생해야 했다. 파이널 MVP 트로피도 그 중 하나다. 서로가 잘 되기 위해 서로가 잘 하는 부분을 의지했다. 득점 욕심도 내지 않았다. 때로는 롤-플레이어처럼 보일 정도로 궂은 일에 집중했다. 하지만 가넷은 개의치 않았다.

"처음 우리 셋이 만났을 때 닥 리버스 감독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희생해야 한다고 지적해주셨다." 가넷의 말이다. 그는 "고리타분한 말이지만, 그게 정답이다. 셋이 뭉치면서 팀도 하나가 됐다"며 우승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기자들이 자신들을 '빅 쓰리(Big Three)'라 부르는 것을 허락했다. 2007-08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우승하지 않은 이상, 그 별명은 쓸 수 없다"며 정중히 거절한 바 있다. 우승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는 "더 좋은 별명을 지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우승으로 만족할 가넷은 아니다. 우승 직후 팬들에게 "셀틱 프라이드(Celtic Pride)를 잊지 않겠다!"고 소리치며 또 다른 목표를 설정했다. "경기를 시작할 때면 항상 천장에 걸린 우승기와 영구결번 깃발을 보면서 승리를 다짐해왔다. 나도 저런 선수처럼 남고 싶다"고 말이다.

가넷은 “셀틱스의 유니폼을 입는 데에는 많은 책임감이 따른다. 선배들의 빛나는 전통을 앞으로 계속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늘 최고의 승부근성으로 많은 팬들을 감동시켜왔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도 루즈볼을 향해 몸을 날리지 않던 가넷. 그의 투혼이 2008-09시즌에도 셀틱스의 역사를 살찌울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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