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세상 - 부패의 힘 |
보스톤코리아 2008-06-24, 00:00:42 |
부패의 힘
나희덕 벌겋게 녹슬어 있는 철문을 보며 나는 안심한다 녹슬 수 있음에 대하여 냄비 속에서 금세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음식에 나는 안심한다 썩을 수 있음에 대하여 썩을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덜 썩었다는 얘기도 된다 가장 지독한 부패는 썩지 않는 것 부패는 자기 한계에 대한 고백이다 일종의 무릎 꿇음이다 그러나 잠시도 녹슬지 못하고 제대로 썩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 방부제를 삼키는 나여 가장 안심이 안 되는 나여 해설 만약 인간이 불로장생한다면 이 지구촌은 어찌될 것인가. 이 시를 깊이 통찰해 보라. 그대의 생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고대인과 현대인들의 각축전, 생태환경의 대란 등 어디 그 뿐이겠는가. 죽지 못한다는 고통이야말로 바로 이 지구는 무간지옥 아니랴. 부패는 신의 섭리와 대자연의 순환고리 법칙이며 생사의 묘법이 거기 있는 것. 우리가 과연 어떻게 잘 살아야 하는지가 큰 관건일 터임에. 나희덕 시인은 충남 논산 출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사라진 손바닥>등 다수.시론집과 산문집,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현대문학상,이산문학상,일연문학상,소월시문학상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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