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보스톤코리아 2008-06-23, 23:57:04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007년 작 감독: 임순례 주연: 문소리, 김정은, 엄태웅, 김지영 ‘아줌마의 힘’이란 말이 등장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죠. ‘아줌마’라는 단어는 고정관념으로 똘똘 뭉친 말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저씨’란 말 또한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순 없지만, ‘아줌마’의 페이소스를 능가할 순 없습니다.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낮추어 부르는 말이며, ‘아주머니’는 ‘아가씨’와 대비되어 쓰이는 말이죠. 다시 말해, 결혼을 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아줌마냐, 아가씨냐 로 구분하니까요. 그러니까 한물간 아줌마와 아직은 물 좋은 아가씨인 셈이죠. 언제부턴가 사람이 물과 동급이 되어, 수질 평가의 잣대로 1급수, 2급수, 이런 식으로 등급이 매겨지기 시작했죠. 물이 좋네, 나쁘네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인지 아직은 30대인 여성들은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아줌마’라고 불리는 것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대체 ‘아줌마’로 보이는 것이 뭐가 문제이기에 이러는 걸까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비인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실화가 주는 사실적 감동과 스포츠영화에서 맛 볼 수 있는 흥분과 환희가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과 무관심 속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이끌어낸 것은 바로 ‘아줌마의 힘’입니다. 아줌마들은 평소에는 좀 주책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항상 빛을 발하죠. 누구나 포기하고 싶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특히 가족에게 무슨 일이 닥치면 절대로 물러서는 법이 없습니다. 운동경기는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죠.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면 어린 선수보다 체력이 달리는 게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는 당연한 공식이 성립하죠.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는 정신력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아줌마의 힘’을 보여줍니다. 아줌마 선수들은 단순히 결혼을 한 나이든 선수로만 치부될 수 없는 마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치열한 삶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끈질긴 생존 본능과도 같은 것이죠.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잡을 수 없는 것은 결국 놓치고 맙니다. 영화에선, 결승전 마지막 작전타임에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며, 경기의 승패에 상관없이 지금 우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하죠. 사람의 감정이란 각양각색이라 저마다 생애 최고의 순간이 다 다르겠지만 그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일 테지요.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맛으로 표현한다면 과연 어떤 맛일까요? 한동우 |
의견목록 [의견수 : 0] |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 |
|
프리미엄 광고
161 Harvard Avenue, Suite 4D, Allston, MA 02134
Tel. 617-254-4654 | Fax. 617-254-4210 | Email. [email protected]
Copyright(C) 2006-2018 by BostonKorea.com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and Managed by Loopivo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