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어이없는 서비스 수준에 멍든다
보스톤코리아  2008-06-23, 23:32:16 
항상 꼼꼼히 따져보는 습관 필요 - 어떤 것이든 따지고 찾아야 시간, 돈낭비 줄여


미국에서는 물건을 사거나, 고장이 난 물건을 수리하거나, 관공서에서 서류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사소해 보이는 일상 생활에서도 일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반드시 두 번 이상 확인을 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너무나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확인을 하지 않았다가는 돈 낭비, 시간 낭비는 물론 두고두고 후회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한국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다음은 보스톤에서 실제로 일어난 몇 가지 사례.

▶ 직원에 따라 달라 =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몇 주 전에 어학연수를 온 S씨는 한국에서 가져 온 노트북이 말썽을 부려 새로 노트북을 사기로 하였다. 인터넷으로 적당한 모델을 찾아 보던 중, 베스트바이 홈페이지에서 맘에 드는 사양의 노트북이 세일을 하는 것을 보고 구입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신용 카드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할 수 없이 직접 매장으로 갔다.

집 근처에 있는 베스트바이 매장에 가서 보니 S군이 온라인에서 $799로 봤던 노트북이 $949에 판매되고 있었다. 직원에게 물어 보니 온라인 가격과 오프라인 가격은 다를 수 있다며, 매장에서 구입하려면 $949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유학생인 S군에게 $150은 큰 돈이었기 때문에, 매장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기로 하였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도 하루만 기다리면 매장에서 바로 픽업을 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또 다시 결제가 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여, 다른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 직원은 굳이 인터넷으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며, S군이 필요로 하는 노트북을 즉석에서 가져다 주었다. 물론 결제 가격은 $799였다. S군이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알아 보지 않고 매장에서 바로 노트북을 샀다면 $949을 지불했을 것이다. 혹은 가격을 알아 보고 갔더라도, 친절한 직원을 만나지 못했다면 하루를 더 기다려야 자신이 필요로 하는 노트북을 구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자동차 정비도 세컨 오피니언 필요 = 보스톤 다운타운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A씨는 자동차 엔진오일을 교체해야 할 때면, 출퇴근길에 있는 혼다 허브챔버 딜러 리페어샵에서 엔진오일을 교체한다. 다른 차량 정비소에서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가격과 비슷한 가격에 무료 세차 등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

A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엔진오일 교체를 위해 딜러에 차량을 맡겼다. 엔진오일 교체가 다 됐다는 전화를 받은 A씨는 딜러 샵의 정비사로부터 브레이크 페드가 많이 닳아서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페드가 1mm도 안 남았으니 바로 교체를 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A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 딜러 샵에서 페드를 교체하지 않고, 다른 정비소에 가서 확인을 해보았다. 다른 정비소에서 살펴보니 아직 페드가 몇 개월 정도는 더 쓸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브레이크 페드를 언젠가는 교체해야 하겠지만, 당장 $200~$300을 주고 갈아야 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 뒤로 A씨는 자동차 정비는 물론 다른 어떤 것이라도 항상 두 곳 이상에서 확인을 해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 여전히 불친절한 RMV = 유학생 P씨는 방학을 맞아 그 동안 미루어 왔던 자동차 운전면허를 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황당한 경험을 하였다. P씨는 차이나 타운에 있는 RMV에서 서류 접수를 하고 필기 시험을 통과하였다. 다행히 한 번에 필기 시험을 통과하고, 집에 와서 실기 시험 날짜를 예약하려고 보니 임시 운전면허증(permit)에 자신의 이름 철자가 잘못 기입되어 있었다. P씨 이름의 마지막 글자는 IL인데, 서류 접수를 받은 직원이 타이핑을 잘못하여 LI로 적혀 있었던 것.

P씨는 바로 다음 날 RMV에 가서 자신의 신상 정보가 잘못되었으니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랬더니 창구 직원은 정보를 변경하려면 $15을 내야 한다며 수수료를 요구하였다. 이에 P씨는 이름이 잘못된 것은 엄연히 RMV 직원의 실수이니 자신이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얘기하였다. 그러나 RMV에서는 직원의 잘못인지 P씨의 잘못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주 간의 시간이 걸리며, RMV 직원의 잘못으로 판명되었을 때에만 무료로 변경해 줄 수 있다는 답변만을 하였다.

P씨는 $15을 내는 것이 억울하지만 몇 주 동안 기다리기도 싫고, 한 번 RMV에 오게 되면 2~3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결국 $15을 내고 이름을 변경하였다. 더 황당한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P씨의 이름을 변경해주겠다던 그 직원도 새로 발급한 임시 운전면허증에 P씨 이름의 마지막 글자를 IL이 아닌 LI로 적은 것. 물론 P씨는 그 자리에서 바로 이야기를 해서 제대로 된 임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았다.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겪어 보았을 일이다.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일들도, 미국에서는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하며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된다. 미국에서의 일처리가 느리고 답답하더라도, 항상 조심하고 주의하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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