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조사결과 - 1세대 노동에 바빠 세대 간 단절이 가장 큰 원인


메사추세츠주의 베트남 커뮤니티 내에서 이민 1세대와 2세대 간의 단절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회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세대 간의 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있기 마련이지만, 이민 사회에서는 특히  그 간극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교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버드 청소년 폭력방지 센터(Harvard Youth Violence Prevention Center)에서 2006년 보스톤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베트남 십대 청소년들은 다른 십대들보다 훨씬 더 부모들과 단절되어 있다고 느끼며 부모들에게 그들의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톤 청소년 조사’라고 알려진 이 조사는 매년 보스턴 공립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보스톤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는 하버드 대학교에 베트남 십대들에 대한 별도의 조사를 의뢰했다. 베트남 기성 세대들과 청소년 세대 간의 단절이 작년 8월에 일어난 재미 베트남 십대들 사이의 사건과 같은 잔인한 폭력 사건을 유발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베트남 커뮤니티의 지도자들은 이 조사를 통해 몇 십 년 전에 이민을 왔던 세대와 대부분 여기서 태어나거나 너무 어릴 때 이민을 와서 부모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베트남어를 구사할 줄 모르는 젊은 세대들 간의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청소년 폭력 문제에 대해 우리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길 원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폭력사건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종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싶다.”돌체스터의 베트남 사회발전단체인 Viet-AID의 프로그램 책임자인 호아 마이(Hoa Mai)씨의 설명이다.

이 조사에 참가했던 마뉴먼트 고등학교 2학년생인 16세의 로빈슨 레(Robinson Le)군은 “저는 돌체스터의 베트남 청소년들의 행동이 전보다 훨씬 더 나빠졌다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레 군은 자기 또래의 많은 친구들이 마약을 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있으며, 대부분의 십대들이 버려졌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우리는 어른들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말해주기를 원해요.”라는 것이 레군의 하소연이다.

2007년 8월 13일, 돌체스터 필드 코너에 있는 교회 뒤에서 약 24명의 베트남 청소년들이 13세 소녀와 15세 소년을 구타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버려졌는데, 소녀의 목은 늘어나 있었고 소년은 눈 부위의 뼈가 부러져 있었다. 한 구경꾼이 이 폭력사태를 촬영하여 인터넷에 유포시켰으며, 몇 주 안에 그 동네의 십대 청소년들, 경찰, 겁에 질린 부모들 그리고 베트남 사회 지도자들이 그 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법원은 18세에서 24세에 이르는 다섯 명의 베트남 청소년들을 흉기 소지, 폭력과 구타를 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중 두 명은 경찰에 고발하지 못하도록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로 다시 고소된 상태이다. 기소된 다섯 중 네 명은 체포되어 심리가 진행 중이며, 19세의 덩 팬은 현재 도주 중이다.

이 폭력사건을 통해 베트남 부모들과 커뮤니티 지도자들은 베트남 어린 세대들이 겪고 있는 재미 베트남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더 나아가  갱 문화와 직면하게 되었다.

올해 3월에는 대규모의 학부모 회의가 Viet-AID에서 열렸다. 85명이 참여했으며, 대부분이 자녀들의 문제와 관련하여 포기 상태이며 어찌할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4월에 베트남 사회 지도자들은 하버드에 조사를 의뢰했다.

이 조사는 2006년에 이루어졌던 조사와 비슷한 것으로, 420명의 재미 베트남 청소년들을 포함하여 1,233명의 보스톤 공립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를 진행한 하버드의 메리 브리니오티스(Mary Vriniotis)씨에 의하면, 표본은 작았지만 베트남 청소년들의 답변이 뚜렷이 구별되어 나타났다고 했다.

실제 베트남 청소년들은 다른 십대들보다 더 좋은 학점을 받고 좋은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3%의 베트남 소녀들이 집에서 부모와 자신의 문제에 대해 거의 대화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베트남 학생들을 제외한 다른 소녀들의 37%가 그렇다고 대답한 것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또한 단지 73%의 베트남 청소년들이 그들을 자주 격려해주는 어른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데 반해 다른 청소년들은 87%가 그러하다고 응답했다.

4월에 시작되어 몇 주안에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되는 이 새로운 조사는 단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아니라 무단결석자, 갱단에 소속된 청소년 혹은 체포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들은 어느 동네에 살고 있느냐에서부터 칼이나 총으로 위협 받거나 질식할 위협에 처한 적이 있는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브리니오티스씨는 추가로 200명의 베트남 십대들이 이 조사에 응하고, 베트남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십대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그들이 베트남 문화에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지, 그들이 얼마나 베트남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난 12개월 동안 그들이 어떤 종류의 차별이라도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묻고 있다. 브리니오티스씨는 올 여름이 끝날 때까지 이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