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원정 전패 셀틱스, 무엇이 문제?
보스톤코리아  2008-05-19, 16:49:38 
우승 후보 보스톤 셀틱스가 또 한번 위기에 빠졌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동부 준결승 시리즈 원정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것. 셀틱스가 13일(미국시간) 캐벌리어스에 88-77로 패하면서 시리즈는 2승 2패로 원점으로 돌아왔다. 셀틱스는 4쿼터에 12점에 묶이는 대부진을 보였고, 보스톤 언론과 팬들은 이에 큰 실망감을 내비췄다.

무엇보다 명색이 66승 16패로 리그 1위에 오른 팀인 셀틱스가 플레이오프 원정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1라운드에서도 원정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셀틱스는 클래블랜드와의 4차전 4쿼터에서도 침묵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들이 내세웠던 케빈 가넷-폴 피어스-레이 앨런 트리오도 원정에서는 별 수 없었다.

이쯤 되니 보스톤 언론에서도 ‘불안하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선수들도 불안해 보이긴 마찬가지다. 결정적일 때 나서줄 해결사가 없다. 닥 리버스 감독은 “계속해서 볼을 돌려서 찬스를 잡기보다는 무작정 3점슛에만 의존한 것이 아쉽다.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을 하지 못했다”며 허탈해했다.

그들이 자랑하던 막강한 수비력도 레브론 제임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홈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보스톤은 제임스를 꽁꽁 묶으면서 부활을 예고했지만, 이는 진짜 예고편뿐이었던 것 같다. 4차전에서 제임스는 21득점을 올렸을 뿐 아니라 어시스트도 13개나 기록하면서 결정적일 때 대니얼 깁슨의 슛을 끌어냈다.
그렇다면 과연 보스턴의 문제는 무엇일까? 보스턴 글로브紙는 “올 시즌 셀틱스가 걱정되는 이유”로 크게 다섯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케빈 가넷의 부진이다. 1,2차전에서 도합 41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던 가넷은 4차전 후반에 단 2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두 번째는 피어스와 앨런의 침묵이다. 이들은 1차전에 단 4점을 합작하는데 그쳤고, 3,4차전에서도 레이존 론도에게 제2옵션 역할을 넘겨준 채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주전 탓만 할 수는 없다. PJ 브라운과 샘 카셀도 제 몫을 못했다. 특히 백전노장으로 꼽히는 카셀이 노련함을 보이지 못하면서 벤치 싸움에서도 졌다. 4차전에서 캐벌리어스 벤치 멤버들이 36점을 올릴 동안, 셀틱스 벤치는 17점만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 3가지 문제가 4번째 문제점으로 연결된다. 바로 앞서 언급한 원정에서의 부진은 우승후보로 꼽히기에 부끄러운 수준이다. 최근 20년간 원정에서 1승도 못 올린 채 우승을 거둔 팀은 없었다. 마지막 5번째로 레브론에 대한 수비다. 1,2차전에서 자신있게 제임스의 활동경로를 차단했던 그들이지만, 3,4차전에서는 레브론을 오히려 살아나게 해줬다. 그는 지난해 동부 결승에서도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꺾는데 선봉장 역할을 한 바 있다.

이 다섯 가지 이유 중 보스톤 닷컴(Boston.com)에 접속한 팬들 중 51.9%는 앨런과 피어스의 부진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원정 경기에서 약하기에 우승이 불안하다는 의견도 30%나 됐다.

케빈 가넷도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 모두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4쿼터를 평소처럼 보내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5차전은 다시 보스톤의 홈으로 돌아와 열린다. 공식(?)대로라면 이 경기는 셀틱스가 이기겠지만, 6차전은 또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위기에 빠진 보스톤이 악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그리고 압도적으로 시리즈를 끝내는 수밖에 없다. 과연 기세등등해진 레브론을 상대로 셀틱스가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손대범 기자_유코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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