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 오래된 정원 |
보스톤코리아 2008-05-19, 16:42:59 |
오래된 정원
2007년 작 감독: 임상수 주연: 염정아, 지진희, 김유리, 윤희석 아파트에 오래 살다보면 마당이 있는 집이 그리울 때가 있지요.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땅을 밟을 수 있고, 흙냄새를 맡을 수 있고 나무와 마주할 수 있는 정원이 있는 집말입니다. 정원은 여러 가지 단어로 바꿔 쓸 수 있어서 재미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쓰는 사람의 취향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생김새에서 풍기는 인상 때문인지는 몰라도 ‘뜰’이나 ‘마당’이라고도 하니까요. ‘뜰’은 작고 아늑한 느낌이 들고 ‘마당’은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정겹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정원’이라고 하면 왠지 거창하게 느껴지지요. 조경이 잘 되어있어 나무는 모두 예쁘게 모양을 내서 다듬어져 있고 큰 돌들이 여기저기 조형물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게다가 작은 연못까지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저 혼자만 존재하는 듯한 느낌말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정원에는 비밀이 많습니다. ‘비밀의 정원’이란 제목은 아주 익숙하기까지 하지요. 반면에 마당에는 비밀이 없습니다. 그저 자질구레한 일상의 잔재가 그대로 묻어있을 뿐이지요. 영화 ‘오래된 정원’에서는 오래된 인연으로 이어진 사람들이 윤희의 그림 속에서 함께 만나 온전한 한 가족이 됩니다. 현실에서는 시간상으로나 공간상으로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그림 속에서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지요. 사진을 합성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가짜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윤희의 일생을 통해 온몸으로 부딪치고 부둥켜안고 왔던 사람들을 윤희가 직접 그려서 완성한 유토피아 같은 그림이기 때문이지요. 윤희는 사진을 보면서 한 사람 한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려나갑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그 사람들을 가슴속 깊이 담아두지요. 가족사진은 찍을 수가 없습니다. 한 번도 온전히 가족인 적이 없었으니까요. 점과 점을 선으로 이어가다보면 선과 선이 만나는 마지막지점에서 드디어 그 형체가 완성됩니다. 마찬가지로 윤희가 그린 그림 속에서도 한 사람 한사람이 더해지면서 결국에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게 되지요. 마치 처음부터 함께 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영화 ‘오래된 정원’에는 정겨운 ‘마당’이나 아늑한 ‘뜰’은 없습니다. 대신에 오롯한 정원이 있습니다. 윤희가 정성스레 가꿔놓은 오래된 정원입니다. 정원 안에는 윤희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윤희의 딸과 윤희가 평생 사랑한 사람, 마지막으로 윤희가 있습니다. 한동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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