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 오버더 레인보우 |
보스톤코리아 2008-05-05, 22:17:25 |
2002년 작 감독: 안진우 주연: 이정재, 장진영 빗방울이 처음 맺혀서 떨어지기 시작한 후 우리가 비를 맞는 순간까지 걸리는 시간이, 사진을 보며 우리가 옛 기억을 떠올려 그 순간의 감정을 되살리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같다면 그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에는 사진이 여러 장 나옵니다. ‘햇살의 흔적’이란 제목이 붙어 있는 여자의 사진은 빛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지요. 하지만 진수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리고 진수의 사랑을 지칭하는 ‘무지개’란 사진은 결국 그 여자의 정체를 확인시켜 줍니다. 사진을 보며 기억을 되살리고 그 기억 속에서 당시의 감정을 끌어내면 마지막에 남는 것은 감동입니다. 사진속의 장면은 정지되어 있지만 사진 속의 기억은 쉼 없이 빠르게 움직이지요. 당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면서 감정이 되살아나고 결국 미소 짓게 하는 힘이 그 속에 있습니다. 사진은 찍을 때는 모르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찍기 싫어도 찍어 놓으면 나중에 기록으로 남아 기억을 되살려 주니까요. 추억의 든든한 지원군인 셈이지요. 사진이 있어 추억은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사진속의 장면들은 항상 과거지만 그 당시의 상황은 사진을 보면서 떠올리는 기억으로 인해 현재에 다시 재생되는 것이죠. 그리고 기억 속에서는 애매모호했던 사소한 장치들은 사진을 보는 순간 단번에 해소되기도 합니다. 기록으로 남은 그 모습을 보면 애매했던 기억속의 상황이 말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이죠. 긴가민가한 사실이 사진 속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순간인 것입니다. 사진의 기록성은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가끔은 우리의 감상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빛바랜 기억 속에서 아름답게 느껴졌던 순간도 사진의 진실성 앞에선 맥없이 무너지고 마니까요. 사진의 남다른 매력은 과학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장을 무한복제 할 수 있는 반면, 고유한 완성도를 가진 예술품의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또한 상업성과 예술성을 접목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사진이라는 장르가 현대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세대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소위 ‘셀카’라는 것을 많이 찍지요. 셀프카메라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자신이 직접 자기 사진을 찍는다는 뜻이지요. 컴퓨터로 사진을 변형할 수도 있어서 사진의 진실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현대인에게 사진은 생활의 일부인 셈이지요. 생활의 즐거움이자 편리함인 동시에 아름다움까지, 사진의 다양성과 함께 변화하는 현대인의 삶이 얼마나 다채로울지 상상할 수 있을까요? 한동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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