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이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할 때
보스톤코리아  2008-02-03, 10:37:25 
▲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에서 설날 세배를 체험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남일 교장)

한인회 등 무관심, 설날 한국학교에서만 명맥
설날과 추석 등 이제 미국 휴일제정 추진할 때



미국에서 한국명절인 설날, 그리고 추석 등을 새롭게 조명해야 할 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올 설날(Lunar New Year)은 다음주 7일 수요일이다.
뉴잉글랜드 지역의 한인들은 바쁜 생활에 떠밀려 한국으로 안부전화 또는 부모와 친지들에 선물을 보내는 등 소극적인 설날 지키기에 그치고 있다. 유학생들은 학교에 모여 윷놀이 등을 하지만 소규모이거나 그것도 일부에 불과하다.
한국에서의 설날은 미국에 건너와서 본모습을 유지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잊어버리거나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2세들에게 우리의 정체성과 전통을 언어와 함께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설날은 다행히 뉴잉글랜드에 산재해 있는 한국학교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수되고 있다. 뉴잉글랜드 한국학교는 지난 토요일 설날 잔치를 통해 학생들에게 민속놀이와  세배 등에 대한 현장학습을 실시했으며, 뉴햄프셔의 우리뿌리한인학교는 이번 주 토요일 설날 잔치를 갖는다. 이외에 각 한국학교도 각기 설날 행사를 가졌다.
300여명이 넘은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는 이 지역 최대의 뉴잉글랜드 한국학교의 남일 교장은 “한국 학교에서라도 설날의 의미를 가르치고 여러 가지 관련 행사를 통해 전달하려는 노력이 있어서 다행한 일”이라며 “우리 부모들이 간직하고 있는 한민족의 고유한 미풍양속을 자녀들에게 이어주는 것이 한국 학교와 부모가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의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학교 이외의 한인단체 및 종교단체들은 설날 등의 명절을 무관심하게 지나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명절을 한국학교의 울타리 안에만 가두어 두고 있는 것이다.
남일 교장은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은 Chinese New Year라고 말하고 있고 중국 사람들의 큰 명절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중국계 커뮤니티는 Chinese New Year, 좥ugust Moon Festival 등의 자체 행사를 벌여 미국사회에 인식을 높여왔다.
베트남커뮤니티 센터를 건립한 비영리 단체 Viet-Aid 힙 추(Hiep Chu) 대표는 “한국계와 일본계도 같은 날을 명절로 지키느냐”고 물었다. 한인사회가 설날이 우리 명절이라는 것을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음이 증명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시안들이 같이 지키는 명절을 자신의 민족단위의 명절로만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은 우리의 명절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시안 민족의 명절이기도 하다. 캄보디아, 몽 등은 설날이 틀리지만, 아시안의 명절로 설과 추석을 미국의 공휴일로 지정하는 움직임을 지금이라도 시작할 때가 아닌가 여겨진다.
보스톤 소재 중국계신문 주디즈 초우(Chudze Chou) 기자는 “아시안 설날이 미 공휴일로 지정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라고 아시안의 명절 지정 의견에 적극적인 찬성 의견을 보냈다. 그러나 왜 아시안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지 생각해 봤느냐는 질문에 “아직도 아시안의 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Viet-Aid 힙 추 대표는 “중국계와 베트남계는 설날과 추석에 아주 큰 행사를 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참가하고 있다. 다만 이날이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말로 미루는 현실이다”며 “이를 휴일로 제정하는 움직임은 정당한 것이지만 아주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계 및 베트남계 아시안들의 적극적인 명절 지기키 활동으로 인해 보스톤 퍼블릭 스쿨은 현재 ‘설날’을 아시안 학생들에게 휴일로 인정해주고 있다.
유태인의 하누카는 사실상 미국의 명절이 되어 있다.미국인 전체의 명절로 이끌어 내지는 못했지만 모두가 명절로서 인정해주고 있는 것.
사실상 아시안 설날과 추석이 명절로 지정되는 경우, 2세들에게 전통문화를 전달해주는데 있어 커다란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2세들은 정체성과 전통을 쉽게 느낄수 있으며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교육계 전문인들의 이야기다.  

장명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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