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에티켓 - Tee Time
보스톤코리아  2006-07-24, 00:37:58 
김은한 박사 (골프협회 고문)

골프의 티 타임(Tee time)은 비행기 여행으로 친다면 이륙시간(departure time)과 똑같은 의미가 있다.
비행기 출발시간이 8시 10분인데 8시나 5분전에 도착하면 수속을 마치기도 전에 비행기는 창공에 떠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8시 10분 티 타임 정시에는 누군가의 볼이 하늘을 날고 있는 순간이 될 것이다. 레스토랑의 저녁식사 예약과는 아주 다르다.
골프장에 도착해서 골프백을 운반하고 프로샵(pro shop)에 등록하는데 적어도 20분이 소요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많은 Public Golf Club은 경기자 전원이 도착할 때까지 등록을 받지 않는 곳이 있으므로 한 사람이 늦게 도착하면 나머지 사람들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있다. 따라서 예정된 티 타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하는 것이 에티켓이다.
Tom Watson은 적어도 한시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해서 등록을 마치고 적어도 Practice green에서 green speed를 꼭 점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프로시합의 경우, 과거에는 늦게 도착해도 실격을 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1번 홀 tee box에 늦게 도착할 경우 매치플레이(Match play)에서는 한 홀을 잃게 되고 스트로크 플레이(Stroke play)에서는 2벌타가 가산된다. 그러나 다른 동료선수(playing partner)들이 티샷(tee shot)을 마친 후에 도착하면 실격 처리된다.
1980년 스티브 바레스터로스(Seve Ballesteros)는 23세의 젊은 나이에 브리티시 오픈(British Open)과 마스터즈를 석권하고 유럽투어에서는 3년 연속으로 최우수선수(Best Player)의 영광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때마침 뉴저지주 발터스롤(Baltusrol)에서 열린 US Open 두 번째 날 그는 9시 45분으로 예정된 tee time을 10시로 착각한 채 9시 25분에 호텔을 출발했는데 때마침 수많은 관중이 몰리는 교통혼잡으로 경기장에 늦게 도착했다. 그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Playing Partner인 Hale Irwin과 Mark Omeara가 1번 홀 그린에서 퍼팅 중이었다.
두말할 것 없이 그는 실격됐고 화가 난 그가 집행부를 성토하기 시작하자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집중됐다. 그래도 그는 “다시는 Us Open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그 말이 확실한 것이냐”고 한 기자가 추궁했다. 그는 비로소 궁색하게 “I was stupido(stupid)"라면서 꼬리를 내리고 “내넌에도 참석하겠다”고 정정했다.
티타임에 관한 이야기로는 기발한 착상과 기상천외의 행동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하워드 휴즈(Howard Huges)의 일화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LA Bel-air Cuntry Club에서 오후 1시에 당시 은막의 히로인 캐더린 햅번(Katherine Hepburn)과 티타임을 예약해 놓았는데 오전 11시쯤 프로샵으로 휴즈가 전화해 “지금 Santa Barbara에 있는데 1시 티타임에 꼭 맞게 도착할 것”이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프로샵에서는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Santa Barbara에서는 Bel air까지 차로 3시간이 걸리는 거리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1시까지 도저히 도착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1시 5분전 8번홀 페어웨이에 경비행기가 1대 착륙했고 하워드가 그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었다.
이런 상상을 초월한 위험한 사실을 확인한 클럽멤버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해서 휴즈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가벼운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휴즈는 벌금 대신에 클럽회원을 사퇴해버렸다.(바로 그때 캐더린 햅번이 휴즈의 빌라로 거처를 옮겼는데 이는 후일 알려진 일이었다)
티타임에 늦게 도착한 Ballesteros는 룰을 어겼으면서도 에티켓을 지키지 못했고, 휴즈의 경우는 티타임에 맞게 도착했지만 골프장에 경비행기를 착륙시키는 위험한 일을 저지른 것이다.
위의 두 사람과 다른 이유로 티타임에 늦을 뻔한 탐 왓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침착한 성격에 스탠포드 출신다운 지성미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스승 바이런 넬슨(Byron Nelson)과 같이 신사도를 알고 있는 골퍼였다.
1980년 발터스롤 US Open 3일째 경기를 마감했을 때 탐 왓슨은 선두 그룹에 속해 우승의 가능성이 아주 높았었다. 그러나 그다음 최종일 날 티타임을 2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연습에 열중해야할 시각에 그는 거절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받게 됐다.
발터스롤 클럽멤버인 윌리엄 탠시박사(Dr. William Tansey)가 말기암으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오늘 내일 하고 있는데 생전에 꼭 한번 탐 왓슨을 보고 싶다는 전갈이었다. 왓슨은 연습대신 그 시간을 환자에게 할애했다.
비록 티타임에는 늦지는 않았지만 US Open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는 잡지 못했다. 이를 주위 사람들이 아쉬워하자 그는 인간적인 것을 제쳐두고 골프에만 몰두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역시 그는 신사도를 터득한 골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해진 티 타임보다 훨씬 전에 여유를 가지고 골프장에 도착하도록 하자. 골프장 주변에 경찰차가 많은 것은 티타임에 늦지 않으려고 서두르는 과속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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