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MLB 균형 붕괴! 'NL은 AL의 마이너리그?'
보스톤코리아  2007-11-03, 21:31:41 
"전력 불균형 현상 심각하다!"


100년이 넘는 오랜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양대 리그 체제가 이렇게 심각한 위기를 맞은 적이 없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역사는 일반적으로 내셔널리그(NL)가 태동했던 1876년을 시발점으로 삼고 있는데 여기에 1901년 시카고의 벤 잔슨을 중심으로 결성된 아메리칸리그(AL)가 합쳐지면서 본격적인 양대 리그 체제가 형성됐다. 다시 말해 NL은 형님 격이고 AL은 뒤늦게 나타난 동생과 같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 적어도 현재의 메이저리그에서만큼은 이 말이 통하지 않는 느낌이다.
NL에 속한 팀은 16개, AL 소속팀은 14개다. 역사나 숫자만 놓고 보면 NL이 앞서야 하는데 오히려 실제 드러나고 있는 현재의 전력 구도와 성적은 NL이 AL의 마이너리그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월드시리즈(WS)에서 맞붙고 있는 보스톤레드삭스 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결과 또한 눈에 현저히 드러나는 전력 차 속에 보스턴의 일방적인 승리로 흘러가자 전문가 및 팬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NL의 끝없는 추락
보스턴은 올 포스트시즌(PS)을 통해 LA 에인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을 따돌리고 AL 대표로 WS에 진출했다. 여기에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까지 총 4개 팀이 AL의 PS 진출 팀으로 자웅을 겨뤘는데 어느 팀이 올라갔든 NL 챔피언 로키스를 상대로 승리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꼭 로키스가 아니더라도 위의 AL 4개 팀은 NL의 어떤 팀과 상대했어도 더 강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리 라인스도프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주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그렇게(AL이 NL보다 강하다) 생각한다. 그렇다고 NL이 AL의 마이너리그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데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앞으로 그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양대 리그 팀들이 섞여서 맞붙는 인터리그 결과만 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올 시즌 AL은 NL과의 인터리그에서 137승115패로 우위에 섰고 2006년에는 154승98패로 격차가 더욱 컸으며 4년 연속 인터리그에서 AL이 NL을 앞서고 있다.
뿐만 아니다. 양대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맞붙는 올스타 경기를 통해서도 AL은 10차례 연속으로 승리하고 있고 올스타 팀이 WS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갖는 규정이 생긴 이후에는 5전 전승이다.
잔 슈홀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회장은 "나는 AL의 모든 팀들이 NL 팀들보다 강해지고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경기는 일정 주기를 바탕으로 순환하고 있는데 그 시가가 맞물렸을 뿐이다"고 말했지만 석연치 않는 부분이 있다.
AL이 강해 보이는 이유
AL이 NL보다 강해보이는 이유는 어쩌면 간단하다. AL은 지명타자(DH)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공수 양면에서 NL의 그것보다 이점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덧붙여 인터리그를 통해 NL이 AL의 원정경기에서 맥을 못 추듯 AL도 규칙이 바뀌는 NL 원정경기에서는 그렇게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AL의 도약과 NL의 약세는 뭐라고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번 WS의 경우만 보더라도 보스턴은 첫 3경기를 통해 지난 22경기 21승1패, 최근 10연승 및 PS 7전 전승이 빛나는 로키스를 맞아 25대7의 압도적인 스코어 차로 3연승했다.
물론 적어도 아직 WS에서만큼은 NL이 AL과 해 볼만 한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양키스가 WS 3연패를 달성한 이후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 200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 패권을 가져갔다.
이 기간 동안 AL에서는 2002년 에인절스, 2004년 보스턴, 2005년 화이트 삭스 등이 우승한 바 있다.
아무튼 오마 미나야 뉴욕 메츠 단장은 "이번 PS를 거치면서 보스턴과 인디언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두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양 리그 간 실력 차를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팬들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보고 얘기하길 즐겨한다. 인터리그와 올스타전, WS까지 양대 리그가 맞붙는 각종 매치를 통해 계속되는 AL의 우세를 끊지 못하는 한 NL은 당분간 AL의 마이너리그 수준이라는 비아냥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정재호 기자 _ 유코피아 닷컴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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