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지켜야 할 공화당의 가치란?
보스톤코리아  2007-11-03, 19:54:13 
공화당 후보의 정책, 과연 민심 반영할까?


민주당 대선후보 중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독주체제가 굳어져 가는 가운데, 공화당 측에서는 아직 압도적 지지율을 보여주는 대선후보가 없다. 비록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 뒤로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이나 미트 롬니 전 MA 주지사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공화당에서는 아직 유력한 대선주자를 내어놓지 못하고 있을까? US News의 칼럼니스트 글로리아 버거(Gloria Borger)는 공화당 경선구도가 아직 혼란스러운 것은 단지 공화당에 훌륭한 지도력을 갖춘 후보가 없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공화당 후보가 내세우는 '공화당의 정체성' 혹은 '공화당의 가치'가 현시대 미국사회와 다소 동떨어져 있어서 여러 후보에 대한 지지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어 놓았다.
공화당 대선후보는 공화당 내 경선 승리를 위해 너도나도 자신이 보수적 가치를 대변해 줄 공화당의 적자임을 주장하고 나선다. 롬니 후보는 한결같이 자신이 "공화당의 공화파"라고 주장하고 있다. 존 멕케인 후보는 롬니 후보를 비판할 때 롬니가 낙태를 지지했고 민주당 폴 송가스를 후원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그가 공화당의 기본 가치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프레드 톰슨 후보는 "나는 내가 보수적이라는 사실을 어제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오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내일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라며 자신이야말로 공화당이 요구하는 대선 후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현재 공화당 내 지지율 1위는 누구인가? 그는 바로 가장 공화당원 같지 않은 공화당원인 줄리아니이다. 줄리아니는 민주당 대선후보처럼 낙태, 동성애, 총기 사용 규제 등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그는 현재 공화당 내 지지율 27%로 한 번도 지지율이 2위로 밀려난 적이 없다. 27%의 지지율은 곧 대부분의 공화당 지지자가 줄리아니 외에 다른 사람을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는 공화당 지지자가 줄리아니 외에 누구를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공화당 대선후보는 선거에서 승리를 위해 전통적 공화당 가치인 복지체제 개혁, 범죄와의 전쟁, 낮은 세금, 작은 정부 등을 자신이 잘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화당 출신 전·현직 대통령들이 이러한 공화당의 가치를 잘 대변하지 못하기도 했고, 공화당은 1980년대 이후 기존의 정책을 반복하는데 그치고 있지 새로운 정책을 만들 용기를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을 만들어 줬던 피트 웨너는 이러한 공화당의 어려움을 "지적인 권태감"이라고 비판한다.
또 다른 문제는 공화당 후보가 보수적 가치를 옹호해서 공화당 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실제 민주당 후보와 백악관을 놓고 경쟁을 할 때 그러한 보수적 정책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이 낙태를 반대해서 복음주의보수파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최근 공개된 CNN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77%의 미국인이 낙태를 지지했다. 그렇다면, 경선 승리를 위해 그 공화당 후보는 대다수의 미국인 대신 일부 복음주의보수파를 선택한 셈이 된다. 즉 공화당 경선에서의 승리가 백악관으로 가는 길에는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게 된 것.
공화당 대선후보 모두가 자신들이 처해 있는 딜레마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 모두 공화당의 변화 필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변화가 무엇이 되어야 할지 선뜻 말하지 못하고 있다. 올가을 초부터 뉴잉글랜드 지역 TV를 통해 방영된 롬니 후보의 광고를 보자. 그는 뉴햄프셔의 아름다운 낙엽을 배경으로 서서는 특유의 매력적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변화는 우리와 함께 시작합니다."
롬니는 예비선거가 먼저 시작되는 뉴햄프셔에서 기존의 공화당과 워싱턴 정치계에 변화를 가져다줄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 '다름'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체 남아있다. 롬니의 TV 광고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해 주지 못하는 공화당의 현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편적 예이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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