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식품 박동준 사장 별세
보스톤코리아  2007-10-31, 22:49:11 
아메리칸 드림 현실화 시킨 이민 1세대 모델
심장마비로 한국 종합식품 사무실에서 별세



한국종합식품(Reliable, Inc.) 대표 박동준 사장이 10월 28일 일요일 오후 4시(추정) 지난 82년 이래 자신의 평생 일터였던 식품점 사무실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57세다.
한국종합식품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2시경 박 사장은 “잠깐 눈을 붙이겠다”며 식품점 2층 사무실로 올라갔으며 이것이 고인의 마지막이 되었다. 고인의 시신은 Rocco Funeral Home(Erverett, MA)에 안치되었고 11월 1일 에버렛 소재 HolyCross Cemetry에 안장된다.
유가족으로는 미망인 박영숙 씨와 슬하에 장녀 로즈메리 박, 차녀 제인 박, 그리고 막내 낸시 박 등 3녀를 두었다.

57세인 박동준 사장의 갑작스런 부음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모두가 놀라움을 표시했다. 박 사장과 막역한 사이였던 서규택 한인회 고문은 “내가 그놈을 보낼 준비가 안돼있다, 준비가 안돼있다. 나는 아직 이별할 수 없다”며 목을 메어했다.

박동준 사장은 전형적인 이민 1세대아메리칸 드림을 현실화 시킨 사업가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 송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77년 미국에 입국했다. 82년 Reliable이란 작은 식품점을 인수해 한국식품점을 시작했으며 오늘의 한국종합식품으로 이끌었다. 93년에는 코리아나를 인수해 부인 박영숙 사장이 경영해 왔다.
뉴잉글랜드 최대 한국식품점인 한국종합식품은 가장 많은 한인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일본인 고객들도 적극적으로 흡수, 일본 식품점들이 문을 닫게할 정도다. 한국 종합식품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센트럴 스퀘어 소재 한 일본 식품점 요시노야는 경영난으로 지난 5월 문을 닫았다.

한국종합식품의 한 관계자는 “몸에 베인 근검절약이 평생을 같이한 사람”이라고 박사장을 평가한다. 아직도 라면을 즐겨할 정도로 털털하고 쓸모 있는 물건은 쉽게 버리지 않는다.
박사장은 과거 한국종합식품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종합식품 영어 이름이 뭐냐? ‘reliable’아닌가. 사람들에게 신용을 쌓고 신뢰를 얻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서규택 한인회 고문은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이 세일한다고 해서 결코 따라하지 않았다. ‘항상 장사는 이익이 남아야 한다. 대신 이익을 통해 품질을 높이는 등 사회에 환원 시키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서규택 고문은 설명했다.

박동준 사장은 상당한 ‘재운’도 따랐다. 한번도 맞기 어려운 복권에 두번이나 당첨되는 행운도 누렸다. 복권으로 인해 박 사장의 일상이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그것과 상관없이 매일 식품점 경영에 최선을 다했다.
서규택 고문은 “82년 인수한 릴라이어블이란 작은 가게에서 지금의 한국종합식품을 만들어 낸 것은 성실함이었다. 마지막 순간을 가게에서 맞이한 것도 그의 성실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릴라이어블관계자도 “복권은 (한국종합식품의 발전에) 아주 작은 기여를 했을 뿐이다. 한국 종합식품은 이미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그것과는 상관없이 사업이 궤도에 올라있었다”고 말한다.

서규택 고문은 “그 친구의 삶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독특한 대인관계 및 비지니스 철학이 있었다.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산 사람이다. 반드시 자신의 뜻과 맞아야만 대인관계를 가졌고 뜻이 맞는 단체만을 도왔다”고 말한다.
이같은 박 사장의 색깔은 때로는 단체와 그리고 개인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사장이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면이기도 하다.
릴라이블 관계자는 그러나 “충분히 오해할만 하다. (그 점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았을 때 보이는 가면이다. 그 이면에는 늘 정이 많고 일면 가슴아파하기 까지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박사장은 지난 1997년 한인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2004년 유공재외동포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올해에는 이북도민회 이사장을 맡았다. 지난 8월 이북도민회 야유회를 위해 노력을 쏟았고 많은 한인들이 참가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평상시  “손주가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는 것이 주위의 이야기다.

아메리칸 드림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는 이민 1세대들에게 박사장의 소식은 새삼 아픔으로 다가온다. 올스톤에서 사업체를 경영하는 한 한인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1세대들도 좀더 건강에 신경쓰고 과다한 음주 등은 삼가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박동준 사장 약력
1950년 9월 5일 3남 2녀 차남으로 출생
인천 성도고 졸업
1977년 미국 입국
1980년 시카고 소재 질리어스 칼리지 졸
1980년 결혼
1982년 한국종합식품 인수
1993년 코리아나 인수
1997년 한인회 이사장
2004년 국무총리 표창
2007년 이북도민회 이사장, 한인회 고문단부위원장

장명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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